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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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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날에


BY 단미 2007-05-03

 

아침일찍 참으로 좋은 친구 두명이랑 함께

산으로 향했다

비를맞은파란산은 세수를   잘한 아이처럼 말끔한  얼굴로 우릴맞고

 잘포장된 도로가에는 빨강 노랑 분홍 꽃들이  은은한 향내를 품으며  나비를 기다리는지

꽃 보다 예쁜 우리를 가다리는 지  화려한 자태로 요염하게 앉아 있다

 

부지런한 아지매들이 한 무리씩 호호하하  수다를 떨며 지나가지만 밉지 않은것은

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도 주금씩 너그러워진 탓이리라

 

가시처럼 뽀죡 해서 누군가를 찌르려고 도사렸던 젊은 날이 있었지만  세월 흐르고 눈가에 잔주름

늘어가면서 가시는 무디어지고 뽀죡했던것은 둥그스럼하게 변해버렸다

 

가져간 디카로

이쁘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기 싫어하는 친구에게  세월 흘러가면 남는거 사진 밖에 없다고  꼬득이면서

꽃속에 세워놓고  앉혀 놓고  김치를 불렀다

이쁘게

김----치

찰칵

 

옥란아 이것봐라 꽃보다 니가 더 이쁘다

 

그래 이래 못생긴 꽃도 있다더냐

우린 디카를 들여다 보고 웃는다

 

우리 웃음은  맑은 하늘로 울려퍼진다

두시간 정도 걸어가니 잔치국수 잘 하는 집이 보이고

국수좋아하는 우리는 누구먼저랄것도 없이

시원한 멸치 다시냄새에 이끌려 들어가서  

한대접씩 후루룩했다

 

나무아래 놓여진 마루에서 송홧가루 쓸어내면서  우린 자연속에  하나가되었다

 

그래 이게 내추럴 이다

 

노랗게 묻어나는 송홧가루도 정겹고 햇살아래 옹기종기 자리잡은 장독대도 정겹기만하다

 

나오는길에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고급 커피숍 분위기가 이보다 좋을수 있을까

눈앞에는 끝없는 저수지위에 하얀 오리가 소풍을 하고   지수지 한켠에는  주산지에 서 자리잡고 있었던 나무가 옮겨진듯   늙은 나무가 어연하게 물속에 잠겨있다

 

좋은친구와 좋은 날에

우리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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