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르 지금으로부터27년전 강산이 두바퀴 휙 돌고 세바퀴째
진입하려 하니 영원할줄 알았던 청춘은 주름을 남기고 추억을 남기나봅니다
풋풋 하기만 했던 여고 시절 기억들이 그리워 지는 이 가을에 옛 추억을 회상하며
문두드립니다
아카시아향이 기가막히고 살랑 살랑 불어대는 초여름 싱싱함이 있었던 호시절 이야깁니다
그당시에 우리는 조그만 도시에 살았습니다
소똥만 굴러가도 웃고 때구르르 구르는 낙엽만 봐도 눈물을 쨀끔 거리던 그야 말로 감성의 여고생이였지요
모범적이였던 여학생 다섯명과 모 농업고등학교 6명이 단합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미리 잘짜놓은 각본대로 부모님께 안심 결재를 받고 겁 없이 일박일정의 야유회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 시절에 카메라는 부유의 상징이였고 가난한 우리는 학생증과 대여금을 사진관에 맡기고
카메라 대여를 했습니다
그 시절 젊은이들으 자화상이였지요
수동 카메라가 살짝 물러가고 자동 카메라가 막 나오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대학 노트만한 주홍색 야외 건축에 엘피 판을 들고 만반의 준비를 햇습니다
오빠 시커먼 선그라스도 슬쩍해서 폼을 잡고 룰루랄라 여학생 다섯명은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설레던 가슴은 초여름 훈풍같았습니다
완행 열차를 타고 조그만 시골 간이역에 내리니 미리 도착한 남학생 여섯명이서
그것도 경운기를 대기시켜 놓고 우릴 맞아주었지요
포장안된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위풍당당하게 달렸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농부들이 모내기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농부
아저씨들께서 우릴 몹쓸 아들이라고 혀를 내 둘렀을것 같아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한참을 신나게 달리니 제법 큰 감천이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우릴 반겨 주었습니다
주변에는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꽉 차있는 숲 근처에는 고추밭도 보였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밥을짖고 통조림 찌개를 만들고 주변 밭에서 슬쩍 슬쩍 공수한 풋고추를 고추장에 푹 찍어 먹으면서 우리는 배를 가득 가득 채웠습니다
한풀이를 하듯이 히프를 흔들고 삐빠바룰라를 외치며 악을 쓰고 혼신의 힘을다해
정열적인 가무를 했지요
먹을줄 모르는 소주에다가 콜라를 살짝탄 소콜로 우리의 열정은 초여름 햇살보다 뜨거웠습니다
놀지못해서 한맺힌 귀신이 씌인것처럼 열심히 흔들고 또 흔들고.......
시간은 흘러 맑은 냇가는 은빛으로 일렁이고 밤하늘에 숱한 별들은 금방이라도 the아질듯한
시골 밤은 끝이나지 않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깊어 갔습니다
열심히 흔든 그대들 이제는 조금이라도 눈을 부치려 보니 아뿔싸//
탠트가 하나뿐이다 그것도 이인용 텐트
탠트 준비담당 친구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것이다
우리는 가져간 짐은 모조리 밖에다 내 놓고 겨우 머리만 들어가는 자세로 눈을 부쳤습니다
어슴프레 들리는 물소리에 눈을뜨니 물안개 가득한 감천은 황홀했습니다
그황홀감은 누군가의 비명 소리에 깨지고 말았습니다
도둑이야 엄마야 도둑이들었어////////
냇가에서 멀리떨어지지않은 마을에서 그분이 다녀 가셨나 봅니다
우자노 우짜노
서로들 안달이지만 이미 카메라와 야외 전축은 우리들 손에서 사라졋습니다
어제의 용사들은 기가 죽어서 방법을 모색 했지만 우리 손으로 고가의 카메라를 벼낭 한다는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그냥 사진관 아저씨를 피하자는 순진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야외전축은 우리 오빠거라 그것은 일단 접어 두기로 하고말입니다
우리의 화려한 야유회는 그렇게 막을 내리고 그렇게 패잔병 처럼 발길을 돌렸습니다
등교를 했지만 우리는 온통 카메라 공포증 뿐이였습니다
요즘 시절같으면 단체로 알바라도 해서 어떻게 장만해 볼텐데 그때는 알바도 거의 없었지요
미꾸라지처럼 요래 조래 피해 다니다가 하교길에 사진관 아저씨랑 경찰 아저씨 한테 딱 걸렸습니다
우리는 역앞에 있는 경찰서로 굴비 처럼 잡혀가고 길다란 나무 의자에 앉아서
경찰 아저씨의 불독 같은 얼굴 앞에서 찍소리 못하고 진술서라는 것을 썻습니다
손이 발이되도록 빌고 엉엉 울면서 참 바보처럼 굴었습니다
결국은 카메라 대금 오만원을 일주일내로 사진관 아저씨한테 보상 하기로 하고
우리는 경찰서를 나왓습니다
지금은 최신 디카들이 판을 치고 학생들이 귀한줄 모르고 소지하고 다니지만 가난햇던
그시절 에 카메라는 우리에게 아픔으로 추억이 되었습니다
경운기 타고 놀러갔던 친구들 많이 보고 싶습니다
경운기 운전하던 주영이는 조종사가 꿈이라고 했는데
지금쯤 어느 하늘을 날으고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잊혀진 추억이 카메라 엥글처럼 다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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