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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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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시누이


BY 단미 2006-08-25

우리 막내 시누는 나랑 4살 터울이지만  죽고못산다고 매달리던 남자랑  혼전임신으로

일찍 아들을두고  결혼식을 올리고난후에  딸을 하나놓고  알콩달콩 보기좋게 실았다

 

시누부는 인심이 좋은듯 후한편이다

백화점 세일갔다가  무스탕을 샀네  결혼기념날에  팔찌세트를 삿네

등등

우리 시누는 가끔씩 선물 공세에 행복해하고  우리 올케들 은근히 속을   뒤집기도 하면서

결혼생활 20년하고도 5년을 더 했다

 

하얀얼굴을 가진 시누이는 키도 날씬하게 커서 이쁘다

언제나 바로위 올케인나를 먼저 챙겨줘서  더 이쁘다

 

그러던 시누이가  언제부터인지 이혼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부부사이는 둘 밖에 모른다고  훌쩍인다

 

우리 앞에서 그렇게 토닥거리고 정스레 굴던 시누부는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이중 인격자

우리는 모든사실을 안뒤에 그를 그렇게 밖에 칭할수가   없었다

 

처가식구들 앞에서는  친절을 베풀고 자기 집안으로 들어 가면 험한  산도적처럼 군다고 한다

오랜세월  구타에  한술더떠서  외도까지....

욕설은 차마 들을수가 없다고 한다 

 

바보스럽게 순하디 순한  시누는 모든것 참고 기다렸다

친정엄마의 죽음을......

엄마돌아가시면 이혼하기로    이를 악물고 살았다

엄마눈에 눈물 흘리게하는 못난 딸 되기 싫어서/////

 

둘사이의 골이 얼마나 깊었는지.......

어느날 시누는 드디어 집을 나오게 되고   이혼을 선언한다

오빠나 언니들이 말리고 달래도 결심은 단호하기만 하다

 

그래도 혼자사는 것보다는 등기댈 남편이 있어야하지 않냐고........

우리들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부담이 되었던지  소식을 두절했다

 

100일넘게 소식이 없었다

시어머니의 주름은 더 깊어지고   허리는 더 구부러져만 갔다

 

그저께 연락이 왔다

방금 퇴원 했다고///////

그리고 친정에 와있다고

 

우리 부부는 차를 몰았다

마당에 들어서니 더 수척해진 시어머니와 바싹 말라서   더 하애진   시누이가

마루문을 열고 나온다

" 고모야우에 이런 일이 생기노  아이고 불쌍해서 어쩌노......

 

시누이는 애써 웃으려 하지만 눈가는 붉어져간다

 

배가 자주 아파서 생리통이라고 생각하고  진통제복용한것이 몇개월 흘렀다고한다

자꾸 진통이 심해서 산부인과를 갔더니

상황이 심각해져서   결국은 한쪽 난소를 제거하고

한쪽은 겨우  제거를 면하고 살려뒀다고 한다

 

저 혼자서 수술실을 들어가면서 결코 이혼할거라고 한번더 맹세를 했다고 한다

 

어떻게  소식이 닿았는지 시누부가 들어왔다

시어머니는 본채 만채  하시고 시누이는 가라고 가라고  하면서 뒤로 앉는다

 

몸이 아프면 남편 생각이 날법도 한데   두사람 사이에는   허물수 없는 단단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게 분명해진다

 

시누부도 꼭 마누라를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서로의 잘잘못만 탓을 하니   둘다 똑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아무런 해결점 없이  시누부는 돌아갔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길들여져가면서  사는게  부부인듯한데

참으로 어려운게 부부 행복인듯하다

 

결혼하고 나면 눈을 반쯤감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내가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어도   남편이라는 둥지가 없다면  참으로 고단한 꼴이 될것이다

 

두사람이 나무를 키우고 씨를 뿌리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지 못한채

오늘도   서로의 가슴을 할키고 또 할킨다

 

너무 천치 처럼 착하기만 해서 힘든 세월 저 혼자서  헉헉된것일까

아니면 정말 바보라서  남편에게 살갑게 아내노릇 못한것일까

 

돌아오는 길   룸미러   속에서 하얀 얼굴 시누이가  애써 눈물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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