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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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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에 싺이나서


BY 비단모래 2007-02-28

감자에 싹이나서

 

 

카레 좋아하는 아이에게

모처럼 엄마노릇 하고 싶었다

한쪽 구석에 팽개쳐 논 감자박스처럼

그냥 두어도 쑥쑥 자란 아이

돌아보니 고단함이 역력하다

 

아직 봄소식 없는 이력서 수십장 쓰면서도

겨울눈발속 매화처럼 웃으며

대나무처럼 푸른 아이

 

베란다 구석

쳐박아둔 감자박스

그 안에서 생명이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몸을 통째로 내맡긴 감자 알

젖물 빨아먹은 감자잎이 무성하다

 

언제

아이에게 통째로 젖 물린적 있었던가

 

제 몸 물기 다 빨려

쭈글거리는 뱃가죽만 남았어도

감자 싹

매달고

 

희망노래 부르고 있는

냉동고의 내 어머니

 

감자에 싹이나서

이파리가...

 

가위바위보~가위 바위 보

그것봐

 

어머닌 언제나 져 주시잖아

젖 가슴 다 비워내시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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