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
-그 만한 간격으로
‘온 산하 생명들이
푸른 눈동자를 켜는 봄
근사한 비상을 준비하시길요’
왜 그렇게 눈물이 날까
이미 눈동자는 황사먼지로
산수유 꽃 담장 밖 기웃이며
등 걸어두는 날
내가 가는 길이 옳는지
발갛게 마른 산처럼
호흡 빠르게 걸어야 하는지
이미 셈할 수조차 없이 눈금도 지워버린 시간 속
셀로판지처럼 바스락거리는
마음이 호르륵 타버릴 것 같은데
가만히 전해진 엽서 한 장
사랑의 눈금 재지 않고도
비온 뒤 죽순 솟아나듯
흐린 눈동자를 말갛게 씻어내고
푸른 눈동자 켜는
당신이 보낸
한자 사랑이 내 등을 고추세워
하늘을 보게한다.
산수유 꽃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