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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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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터기


BY 비단모래 2006-09-04

 

토스터기


아직 설익어 설겅설겅한 내 시가

저 뜨거운 사유의 뇌 속에서 열선타고 구워지면

어떨까


단 한번도

누군가의 따끈한 빵이 되어보지 못했고

보드라운 풀잎 되어보지 못했고

화르르 꽃 잎 지는 아름다운 노래도 되어보지 못한 미숙아를

양수 가득한 인큐베이터에서 좀더 길러야 하리


칼끝같이 위태로운 아침 출근길 가장에게

몇 번이고 낙방하는 취업고시생에게

텅빈 통장을 눈물로 들여다보는

어느 고된 여자에게


힘이 되는 빵이 되어야 하리


그렇지 않으면

시가 난무하는 어지러운 이 세상에서

시간 초과되어 까맣게 타버린  시를 묻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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