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터기
아직 설익어 설겅설겅한 내 시가
저 뜨거운 사유의 뇌 속에서 열선타고 구워지면
어떨까
단 한번도
누군가의 따끈한 빵이 되어보지 못했고
보드라운 풀잎 되어보지 못했고
화르르 꽃 잎 지는 아름다운 노래도 되어보지 못한 미숙아를
양수 가득한 인큐베이터에서 좀더 길러야 하리
칼끝같이 위태로운 아침 출근길 가장에게
몇 번이고 낙방하는 취업고시생에게
텅빈 통장을 눈물로 들여다보는
어느 고된 여자에게
힘이 되는 빵이 되어야 하리
그렇지 않으면
시가 난무하는 어지러운 이 세상에서
시간 초과되어 까맣게 타버린 시를 묻어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