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과 9월은 별나게 행사도 많이 있고 알바도 많이해서 체력이 방전되어 있는 상태인데 청주에 사는 친구가 청주로 놀러오란다.
금요일은 오전에는 서예, 오후에는 사군자수업이 있는 날이라 단톡방에 나는 못간다고 하니 청주에 사는 친구로부터 바로 전화가 걸려온다.
"지금 정치적으로 속 시끄러운데 너까지 열받게 하냐? 고속버스 한시간 반 타고 와서 잘 놀다가 8시 45분 차타고 올라가면 될 텐데 그걸 왜 못온다고 하냐고!"
단톡방에서도 너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고무줄 없는 빤쓰다'라고~
"그래, 협박전화도 받고 해서 기어서라도 갈게."
제약회사 대표이사인 여자친구는 이번에는 갑자기 가게 된 거라 휴가가 안되어 불참하고 고속터미널에서 세명이 만나 미리 예매해둔 프리미엄 버스에 올랐다.
대기하고 있던 청주에 사는 친구 차로 '우연'이라는 식당으로 가서 메기매운탕과 빠가사리매운탕을 먹었는데 유원지식당 치고는 반찬도 다 맛있고 매운탕은 훌륭했다.
청주에 사는 친구가 식사와 차대접은 전부 하기로 했는데 죽은친구 부인이 어느새 계산을 해버렸다.
차는 북 카페인 후마니타스에서 마시기로 했었는데 점심을 먹고나니 세시반이 넘어서 그냥 근처에서 커피를 사서 시원하게 바람부는 나무그늘에 앉아 수다를 풀었다.
만날 때마다 중고딩처럼 까르르 넘어가게 많이 웃고 재밌다.
자랄 때 두 친구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중에 한 친구는 집에서 공무원시험을 보라고 하더란다.
합격하면 대학 못갈 게 뻔하므로 답안지에 1234만 죽~ 써서 결국 대학 간 친구인데 지금은 옛말거리가 되었다.
당시 사귀고 있던 그 친구의 부인은 공무원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붙는 바람에 5년간 서울에서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4년 전액장학금 받을 수 있는 대학 졸업해서 지금까지 약사로 근무 중이다.
저녁식사는 코다리찜에 문어를 올려주는 집에서 먹을 예정이었으나 소화도 안된 상태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또 할 수가 없어서 간단히 치맥을 하기로 했다.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는 동갑내기 친구부인을 합류시켜서 친구네집 근처에서 치맥을 마시면서 유럽여행 뒤풀이를 또 들었다.
아마도 또다른 여행을 다녀오기 전까지는 안주거리가 될 것이다.
나는 죽은친구 부인에게 에코백(아크릴물감으로 유럽풍경 그린 것)과 한지공예 접시를 선물하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한지공예접시를 선물했다.
세명이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작별인사를 하는데 악수를 하다가 장난꾸러기 남사친이 서양식으로 작별인사(허그)해주면 안되겠냐길래 한대 패주고
"너 노인네 희롱죄로 잡혀간다~"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