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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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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던진 날벼락


BY 김효숙 2023-08-31

지난 3월 31일 아파트 경로당을 열었다
아직은  갈 나이도  안되었지만 아파트 게시판에
65세 이상은 다 오라고 해서 옆집 사는 아줌마랑 갔다
신기하기도 하고 벌써  벌써 속으로만  중얼중얼
점심 얻어 먹고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아 산으로 이어진
뒷동산에  오르다 혼자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다
축대  돌 틈 사이로 파릇한 풀들이 보인다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푸르름은 설레임 이었기에
살살 그쪽으로 가 보았다
돌틈 사이로 자란 여린 쑥들이  서로 고운 옷 갈아입었다고  자랑을 한다
겨우내 바위 틈 사이에서 자라느라  힘들었을 텐데
나는 그만 쑥을 뜯고 말았다
쑥국도 끓여 먹고 나눠주고 해야지 하는 맘에
내 발걸음은 한 계단 씩 자꾸만 돌을 밟고 오르고 있었다
마지막 까지 올라 보니 언덕 위에 커다란 고들빼기가 보인다
칼로 자르고 옆에 칼을 놓고 고들빼기;에 붙은  검불을 떼는데
갑자기 핑돌며  그만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으아........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 생각도 할수가 없었다
넘어진 나는 숨도 못쉬고 오그라 든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파트엔 젊은이들이 많이 살아 낮에도 사람 구경을 못한다
아픔은 계속 고통스럽게 했지만 조금 지나니 숨도 쉬고 손은 움직일수가 있었다
바로 옆에 사는 노인정 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파스를 좀 가져오라고 했다
허겁지겁 달려온 언니는  놀래서 얼른 파스를 붙여주었다
십여분 지나니 일어설수가 있었다
뒤를 보니  십센치만 뒤로 떨어졌으면 콘크리트 바닥에 큰일 날뻔했다
그 언니랑 붙잡고 집에까지는 갔는데  꼼짝도 못하고 침대위에 누워
화장실도 못가고  끙끙댔다
남편에게 혼날까봐 산에서 미끄러졌다고 하니  그냥 넘어진 정도인가 한 남편은
저녁도 못하고 아침에도 움직이지 못하는 나를 보고  간신히 병원 응급실로 갔다

한시간 지나 응급실에서  사진 찍어보니 요추 골절이라고 한다
곧바로 병실로 올라갔고 4일 입원하니 집으로 가라는데
아파서 갈수가 없었다
서울에  아는 정형외과가 있어 그곳에 가서  두달을 엄청 고생을 했다
손하나 움직이지도 못할 허리 통증에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두달 동안 국에  김치 오이지를 담가 나르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옆에 환자들과 나누어 먹고 옆으로 누워서만 먹어도 남편이 해다 준 밥이라
감사했다  병원에서 밥이 나오기는 하는데   입맛이 돌지 않는다
서로 돌아보며  아프지만 즐거운 병원 생활이었다
나중에 퇴원을 할 때는 환자 8명이  모두 원장님께 탄원서를 낸다고 야단이다
왜 그러냐 물으니 내가 가면 안 된단다
나도 못 말리는 짬뽕이다
지 몸도 아프면서 그저 환자들 나누어주느라 밤도 매일 꼴찌로 먹는다.
하지만 서로 잘하니 즐거웠다.

참 오랫 만에 아컴에 들어왔다
집에 오니 안 아프던 왼쪽 엉치가 너무 아파 앉았다 일어서지를 못해
글도 못 쓰고 그렇게 지냈다
요즘은 아침 먹고 경로당에 가서 점심 얻어먹고  알바도 한다 하하
한 달에 27만원 받고 열명 밥도 해준다  참 소중한 수입이다
서서 일하는 것은 통증이 없다
산다는 것은 내가 원치 않는 일들이 여기 저기 도사리고 있다
나이를 먹으니 매사 조심 조심 또 조심하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