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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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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친구


BY 그린플라워 2023-08-26

큰애는 초2학년 때 서울에서 과천으로 이사를 온 후 학폭에 시달리면서 친구도없이 10년을 외톨이로 지냈다.
고3 때 인정 많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다른반 외톨이를 소개 받았다.
늘 혼자 먹던 학교 급식도 같이 먹게된 그 친구와 아직까지 잘 지내고 있다.
문제는 그 친구가 작년에 목포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안부나 주고받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 후 이따금 KTX를 타고 그 애네 집에 놀러가서 자고 오기도 했다.
지난 번에는 그 애가 상경했는데 우리집에 와서 자자고 아무리 권해도 부끄러워서 못 오겠다고 해서 둘이 사우나에서 자고 놀다가 갔다.
얼마 전에는 대학때 사귄 친구 두명이 우리집에 와서 셋이 대형 티비로 게임하고 놀다 가더니 얼마 안 가서 또 와서 재밌게 놀다가 갔다.
우리는 친구도 세명밖에 없는 아들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온다고 하면 무조건 대환영이다.
부담없이 놀게 하려고 우리 부부는 볼일을 만들어서라도 집을 비워주곤 한다.
목포에 사는 친구가 이번에는 우리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했단다.
큰애는 고기 좋아하는 그 친구를 위해 구이용 목살과 간식거리도 잔뜩 주문했다.
둘이 롯데월드에서 폐장시간까지 놀다가 11시가 넘어서 집에 왔다.
다음날 새벽에 출근하는 애들아빠도 그 친구 보고 잔다고 둘 다 벌을 섰다.
저녁은 6시에 먹었다길래 토스트와 레모네이드를 간식으로 먹였다.
아들은 제방을 친구에게 내어주고 다른방에서 잤다.
그 애가 자는 방에 새 침구류와 생수까지 준비해줬다.
다음날 아침 아들이 목살을 구워 아침식사를 했다.
오후 출근하는 큰애가 자는 동안 나는 아들 친구를 위해 돈가스토스트를 만들어 우유와 먹게 했다. 햄버거 같다고 맛있게 잘 먹었다.
아이가 성품이 온화하고 말을 조근조근 잘 했다.
집이 너무 좋다는 그 친구의 말에 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큰애는 좋은 옷을 사줘도 모셔놓고 편한옷 두벌을 주로 입어서 병원 식구들도 형편이 많이 어려운 줄 알고 있다가 과천에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사를 한다니까 다들 놀랐다고 했다.
그렇게 오래 안 친구에게도 집안 사정은 말한 적이 없었나 보다.
아직도 우유는 노브렌드에서 사먹는 아이다.

앞으로 상경할 일이 있으면 우리집에서 자라고 했다.
요즘 기껏해야 한두명 크는 아이들이라 형제같이 막역한 친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