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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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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보신


BY 천정자 2016-04-12

 

아직 당뇨 없고 고혈압 안 걸렸구

거기다 비만두 없으면 건강은 최상급이다. ㅎ

좀 나이가 많아 노안이 걸려서

다초점 안경 벌써 두 개 잃어버렸고

지금은 돋보기 쓰고 있지만. 

요즘 말로 나이는 숫자일뿐.

 

남편이 하도 잔소리를 해서 내 한 마디 했다.

늙어서 당신 옆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람은

그 잔소리 듣고 있는 마누라니께

알아서 잘 하라고 했다.

있을 때 늘 잘 해야된다!

그려 안그려? 했더니

되레 나를 보고 소리를 팩 버럭질이다.

"잔소리 안하게 해야지 ~~"

 

듣는 나도 대답해줘야 되는디 대답이 궁색하다.

워낙 잘 해준것도 없고 하면 뭐하누

또 잔소리 들으면 기분만 드럽게 상한다.

 

남편이 미나리랑 우렁에 재첩에 여기 저기 봄이라고

뜯어오고 캐오고 잡아온다.

잉어도 한 십 년 살다가 어떻게 남편한테 잡혀가지고

내 눈앞애서 잉어 눈도 어리버리 황당한 표정이다.

" 여기가 어디여유" 하는 표정인데

남편말로는 잉어가 산란을 하고 있는 중이라 강가에 엄청 많단다.

나보고 잡아 먹으라는데 기가 막혀 말이 다 도망갔다.

 

저 큰 잉어가 나를 잡아 먹으려고 하는지 입만 뻐금뻐금

저걸 어떻게 잡아 먹냐구 했더니 남편이 할 수없이 손질을 다 해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붕어찜이나 매운탕 애기는 들어봤어도

잉어탕은 어떻게 해먹는 건지 뭐 넣고 삶아야 되는 겨 ? 했더니

남편 나를 또 째려보네.

 

마누라 잘 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음 홀애비 소리 들을테고

무뉘만 여편네라나. 그 말 들으니 맞긴 맞는 것 같고 어쨋거나 잉어는 여자가

먹어야 좋다는 거 주워 들은 거 그런 거는 잘도 생각난다.

 

혹시 잉어탕이 우을증에 좋을까 나쁠까 했더니

듣는 남편 어이가 없나 기가 막혔나보다.

" 왜 누구 주려고?"

뭘 갖다놔도 잽싸게 남 주는 통에 남편은 없어진 것에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당연히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내가 먹었다고 거짓말하고, 많이 못먹고 칠칠치 못한 마누라

성질에 누구 퍼다 주는 거 제일 잘 아는 남편이니까. 뭐 없어지면 득달같이 그런다

" 이번엔 또 누구 퍼준겨?"

 

그렇게 이 십년이 넘게 살다보니까 대답도 간단하다.

"놔두면 뭐혀 많음 나눠 먹어야지!"

채소고 생선이구 살아 있는 생물 놔둬 봤자 썩어서 못 먹지,

갖고 있는다고 대수여?

얼릉 얼릉 신선할 때 나눠먹어 인심 팍팍

쏴야 된다고 했다.

 

잘 아는 지인이 우울증에 시달려 병원 입원했다가 퇴원한지

얼마 안된다. 나보다 돈도 많고 이쁘고 똑똑한디 하필 그런 난치병에

걸려 고생이다.

저 잘생긴 잉어 한 마리 팍 고아서 일단 한 번 잡숴 봐 하고 싶은디

나를 수상하게 쳐다보는 눈빛으로 남편이 그런다.

 

" 누구 줄 생각 말라고 알았지!"

에구 들켰네..

봄에 잉어탕 제대로 먹어야 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