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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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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BY 천정자 2015-11-22



" 엄마! 나 합격했어!"

돈 달라는 전화인 줄 알고 이 번엔 또 얼마를 달라고 하나

아들 놈 전화오면 가슴이 벌렁벌렁하다.

전화를 받자 마자 합격했다니 또 이 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아들 다니는 대학에 처음 입학 했을 때 과 이름이 어려워 몇 번을 물어봤더니

몰라도 된다고 해서 앞에 말 음향 00과라고 했는데,

한 일년 다녔나 군대 가더니 군대에서 제대 말년에 동기생이랑 싸우더니

병원에 입원해가지고 상사를 고발한다고 난리 부리고

하여튼 학교를 가면 학교가 시끄럽고

군대를 가니까 부대를 속 썩이고

그래서 아들 다니는 과 이름을 지금도 햇갈린다.

요즘 하도 취업준비생이 재학생보다 더 많은 시대인만큼

이 놈 아들내미가 다니는 과가 나중에 어디 취업이 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까

방송국이란다.

 

그 대답에 언감생심 방송국이 아니더라도 어디 작은 스튜디오나 취업이 될려나 했는데

KBS란다. 머리가 멍해지더니 아니 빽도 잇어야 하고 줄도 있어야 된다는 대 방송국에

합격했다는 말에 어리둥절해서 축하 한다고 말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중학교 때 고등학교 안 간다고 하는 통에 3학년 학생이 21명인데 

3학년 담임 선생님이 나를 잡고 통 사정 하셨다.

" 아니 고등학교를 진학 안한다고 하는데요

나중에 저 눔이 뭐가 될려나 이거 어쩐대요?"

중학교 졸업하면 당연히 고등학교 진학인데

이 놈은 자기가 따로 알아 본 직업학교가 있다면서

줄창 3학년 일학기까지 담임선생님  속 썩게 하더니 

2학기 시작 할 무렵 느닷없이 웬 만화고등학교를 알아 봤다고 원서를 써달라고 

하니까 담임이 안간다고 버티는 놈 간다고 할때 얼른 보낸다고 원서를 넣었는데

그 학교에 덜컥 합격을 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울릉도에서 만 학생이 안왔지 전국구 학생들이 몰려들어

이 놈 친구가 제주도에도 있다.

 

고등학교 진학을 하더니 또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아들 담임 이라며 조심스럽게 뭐 좀 여쭤본다고 하는데

글쎄 아들 이 놈이 무슨 수업료가 이렇게 비싸냐고 이렇게 비쌀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를 안 왔단다. 그러면서 혹시 가정형면이 많이 어려우신가요?" 묻는데

나도 참 내가 낳은 아들 맞긴 맞는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저리가라다.

 

고3 땐 중학교때 처럼 대학 진학을 안한다고 나에게 애긴 했는데,

또 담임에게 전화가 왔다. 이 놈 혼자 어디 취업박람회에 이력서 들고 갔다며

혹시 어머니는 알고 계시냐고 묻는다. 그 놈은 충분히 그럴 놈이라고 나도 대답을 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면접에서 탈락을 한 것이다.

담임이 또 대학 진학 땜에 통 사정하신다. 

대학 진학이 목적이 학생은 당연한 거지만 도무지

이 놈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이마에 자크를 달고 열어봤음 좋겠다고

 나도 선생님한테 하소연 했었는데,

취업에 탈락하는 바람에

수시로 어떻게 지금의 대학에 입학을 한 것이다.

 

입학금만 내 달란다. 나머지 학기는 자기가 알아서 다닌다나.

 안간다고 버티는 놈 억지로 보내는 것보다

지가 스스로 알아서 하니까 나야 돈만 내면 되겠다 싶었는데,

벌써 오 년 이나 지났다.

근데 뭐로 취업이 된 건가 그제야 궁금한데

친정엄머한테 전화가 왔다.

"아이구야 요즘은 개천에 용 없다고 했는데

이게 뭔 일이라냐 가문의 영광이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아들놈이 외할머니한테도 전화를 한 모양이다.

내가 다시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근디 하는 일이 뭐냐?"
아들 대답이 간단하다.

"피디"

자기가 막내피디로 수습을 거쳐야 한단다.

 

그 상 개구쟁이가 방송국에 피디가 되었다고 하면 

아들 아는 사람 아무도 안 믿을 건데

이걸 그냥 있을 수가 없어 얼른 아줌마닷컴에 올려야지 이 생각 뿐이다. ㅎㅎ

 

정말 하나님은 말도 안되는 일을 뜻대로 이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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