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다보니 한 해 한 해 가는 속도가 다르다.
벌써 구월이다.
이런 세상에 신년인사 치레하다가 후다닥 지나쳐도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이 더욱 기막히다.
가만히 우리 아들눔 나이가 몇 인가? 했더니
스물이 넘어도 한 참 넘었고, 마찬가지로 딸내미도 스믈이 넘어선 것이 벌써
재작년이다.
남편의 귀밑머리가 희끗하니까 염색 좀 하라고 했더니 그냥 내버려 두란다.
흰머리가 생기면 생긴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그냥 산단다.
그 말을 듣고 잠시 잠깐 꿈 같은 세월이 손바닥에 잡은 한 줌의 모래보다
더 귀한데, 잡을 수도 없고 멈추게 할 수도 없는 한계라는 것을 요즘들어 더 절감한다.
하긴 북한의 김정일도 김일성도 고인이 된 지 옛날인데,
테레비에서 보는 김정은을 보면 그 에비나 그 자식이나 어디서 환생했나 싶고,
나 혼자 생각인데 세계 7대 불가사의에서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데 바로 북한의 실상이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유일한 공산주의 집단이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 체가
이해할 수 가 없는 불가사의다. 내 머리로는 절대 짐작도 못하는 현재 북한 실제 상황이다.
나같이 굼뜬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희소식이라면 이젠 이산가족이 만나고 그렇게 정하자고 회의를 했다는데 아직 내용을 파악하기 전에 미리 예단 할 필요는 없지만, 정부에서도 때가 때인만큼 더 이상 옛 정부처럼 이벤트용 이산가족을 만나게 한다는 것이 참 창피 했을 것이다.
한반도가 두 동강내서 분질러버린 책임자는 이미 다 고인이 되어 전설인지 옛이야기인지
가물가물한데, 지금까지 뭐하느라 이렇게 흐지부지 잊혀지게 생겼다.
통일이 되도 큰 걱정이라고 하는 부류도 있지만,
아무리 봐도 그 이전에 더 큰 문제는 바로 우리 후손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백년지대계가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평생 받아야 하는 평생 남에게 배워야 하는 교육인데,
어찌 된 일인지 주제는 다 어따가 팔아먹은 건지 껍데기 학벌만 비만에 걸려
취학 아동이 없어 초등학교는 폐교가 발생하고,
대학 졸업자는 너무 과잉생산되어 남아 돌고, 거기다가 취업 안되서 난리인데,
교육을 잘 받으면 뭐하나 고급백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는 것을 보니
부모된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지면 앞날이 진짜 캄캄하다.
애를 왜 안낳을까 고민좀 해서 교육을 어떻게 해줘야 출생률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올텐데,
무상교육, 복지가 답이 아니다.
애초부터 아이들 자존감을 팍팍 살려주는 교육이 전무한 것이다.
학벌이면 다 통하게 하는 현 사회적 구조는 학생의 존재를 터부시 한 결과로,
왕따가 발생하는 것이고,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하고 있어선 안 될 일들이 학교에서
버젓하게 일어난다.
내가 아는 한 지인은 자식이 선생에게 체벌을 당했다고 직접 그 선생에게 앙갚음한다고 찾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폭력으로 감옥으로 갔다고 한다. 내 보긴 학생이나 부모나 선생님이나 모두 현 교육제도에 피해자로 본다.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교육은 경쟁이 아니다. 사람이 많아도 정작 사람이 없다.
교육은 진정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과 수단일 뿐이지,
단지 정규과정이나 다른 방법이라도 궁극적으로 사람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더불어
같이 살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과 수단이나 소통이 주제가 되어야 한다.
많이 가르친 부모나 많이 배운 자식이 왜 대화가 단절되었을까?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하면 무슨 큰 일이 벌어지지 않을텐데,
어찌 된일인지 이런 상황이 더 극에 달한다.
바로 잘못 가르치고 잘 못 배운 것들이 누적되어 악순환이 되었다.
빚내어 대학 다니는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우리가 교육지대계에 좀 더 전폭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비싼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꼭 대학을 가지 않아도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감과 자존감을 키워줬더라면
이렇게 과잉생산품처럼 대하는 현 사회현상을 별 일 아니라고 치부 할 수 있었다.
내 자식만 잘되라고 해봤자, 남의 자식이 엄한 짓을 해서 다치고 왕따를 당하는 사회는
다 우리가 뭔가 아주 중요한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가치관들을 떨이로 팔아 넘긴 것처럼 느꼈다.
진짜 다음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도
갱년기 덕분인가 홧병까지 걸리게 생겼다.
진짜 앞으로 애들을 어떻게 마주볼까 참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