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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커피


BY 마가렛 2023-08-11

출근을 하려고 준비를 하다가 뭔가가 허전하다.
오후 커피를 생략해서 그런가?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니까
커피가 그립다.
커피는 좋아하지만 요즘 좀 적게 마시려고 노력중인데,
비오는 날의 커피는 절대적으로 나를 유혹한다.
핸드드립 커피를 준비 해놓고 방에 갔다가
잠시 후에 커피를 마시려고 보니 커피가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주위를 돌아보니 아버님 커피 잔이 안 보인다.
내가 내린 커피를 아버님이 가져 가신 게다.
평소에 아버님은 아침에는 내린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는 꼭 믹스커피를 마시는데
오늘은 웬일일까? 이제껏 살면서 오늘 같은 일은 처음이다.
커피가 없어져서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아버님의행동이 귀엽기도하고웃으며 다시 커피를 내려 마셨다.

출근한 나를 우주(가명)가 보더니 씨익 웃는다.
두 손을 벌리니 단 걸음으로 달려와 내 품에 안기는 우주에게서 우유냄새가 난다.
얼굴도 우유빛이다. 맑은 얼굴에 눈웃음 가득한 똘망한 눈으로 쳐다보는 예쁜 녀석. 개구장이지만 볼수록 사랑스럽다.

처음에는 지 마음대로, 지 고집대로 하려고 해서 조금은 힘들었고,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 시행착오도 있었다.
틱현상도 있었고,뭔가 불안해 보여서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니 모르고 계신 눈치였다. -우주는 다른 친구보다 늦게 하원을 하는 아이다. 원에 일찍 와서 늦게 까지 있으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나의 말에 우주엄마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긍을 하시고 병원을 가 본다고 하셨다.
그란데 방학을 끝내고 등원한 우주는 훨씬 좋아졌다.
많이 웃고 나의 품으로 자꾸 안기는 걸 보니 이젠 나에 대한 신뢰가 확실해졌나 보다.
태풍 카눈으로 인해 몇몇 아이들은 등원을 하지 않았고, 몇몇 아이는 빨리 하원을 했다.
우주엄마는 직장 맘인데 직장의 배려로  평소보다 일찍 오셔서 우주를 데리고 가셨다. 그리고 금요일엔 집안행사로 우주가 쉴 거란다.
좋은 일인데 조금 섭섭한 건 나도 우주를 많이 좋아하나 보다.
나또한 원장님의 배려로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고마운 마음에 뭐라도 드리고 싶은데...
몇 주 전에 원장님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시는 선생님 노고에 감사하다며 보내주신 커피 쿠폰이 생각났다.
쿠폰이 생기면 빨리써야하는 조급함과
언젠가는 사용하면 되는 여유로움이 동시에 생긴다.
나도 쿠폰을 한번 보내 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