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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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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돈이 많아도


BY 천정자 2014-03-20



내가 사는 주위에 돈 많은 사람들보다

돈 없고 거기다가 못 배우고 나처럼 못 생기고

별 볼 일없는 나랑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더 많다. 안 세어봐서 그렇지 정확히 몇 명이라고 말하기보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 내가 더 편하다.

 

어쩌다가 돈 많은 사람 몇 명을 알고 있는데,

솔직히 밥을 사준다고 해도 같이 먹음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은 분위기다.

이래 저래 핑계를 대지만 자꾸 연락이 온다.

이럴 때 대충 짐작이 간다.

" 무슨 일을 나에게 시킬 게 있구나.."

그러니 더욱 만나기 싫고 생각하는 자체가 스트레스다.

 

친구 중에 한 친구가 자칭 자기가 돈이 많고 똑똑하다고 하는데

듣는 나는 그 친구 돈은 나랑 아무 상관 없고, 똑똑한 것도 나랑 같이 살지 않는 한 하등의 관계가 없으니까 그냥 애기만 들어준다. 그러니 자주 보고 싶지도 않고 전화도 내가 하는 것 보다 그 친구가 나에게 많이 하는데, 날씨가 우중충하거나 추울 땐 아예 안받는다.

보나마나 분명히 만나자는 전화일텐데 돈 많은 그 친구가 돈을 써도 내 돈 아닌데도

영 떨떠름하다. 더치페이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보다. 동등하게 같이 먹고 나누라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자주 사용하라는 것인데, 유독 우리는 이런 걸 잘 이용 못하는 것인지 아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인지 좀 더 세월이 지나야 보편적인 대중화가 될려나 보다.  

 

 요즘 자꾸 나는 나랑 비스므레한 사람들보다 더 훨씬 돈도 많고 잘나고 나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처음엔 뭐 모르고 전에도 천방지축었는데 나이든다고 그 성질 누가 사 갈리 없으니 나도 한 성격하지만, 이상하게 이 사람들 볼 때마다 내가 괜히 손해 보는 것처럼 착각이 든다. 안보면 그만이지 하고 만나지 않을려도 이상하게 일 때문에 자꾸 부딪히고, 전화 오면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자꾸 반복이 되니까 결국 질질 끌려다니는 이상한 나라에 팔려 간 엘리스나 나나 다를 게 없었다. 어디가서 그 사람들 이름대고 안다고 자랑할 일도 아닌데 내 할 일이 따로 있으니까 일애기 부터 하고 수다는 나중에 떨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그들은 만나면 할 애기가 어느 백화점에서 쇼핑한 애기나 골프 치는 애기부터 하니. 언제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나는 묻지도 않았건만 밥을 먹으러 왔는지 쇼핑한 애길 누가 들어 줄 사람이 없었나 자기 애기만 하는데. 명품 가방은 테레비에서 많이  봤어도 그 상호들은 전혀 문외한이다 라고 애길 했더니 나를 괴물보듯이 신기해 한다. 그렇게 어떻게 살아왔니 묻는데 내가 할 말이 없다.

 

나 살아온 것이 궁금할 이유도 없을텐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보험이나 하나 가입할 때나 필요한 대답이나 마찬가지다. 남의 살아 온 애길 진지하게 즐어 줄 요량도 전혀 없으면 아예 말이나 시킬 일이 아닌데, 집에 있으면 지금 쯤 뜨듯한 장판에 배깔고 리모콘으로 보고 싶은 채널 마음데로 돌리다가 졸리면 잠이나 잘 걸 괜히 이런 데 나와 뭐 이런 상황을 다 겪나 싶었다. 부침게 잘하는 남편보고 묵은지 송송 썰어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진짜 좋겠다 이런 저런 혼자 생각으로 상상의 나래를 피고 있는데 느닷없이 나를 부른다.

 

" 저기 대학교 무슨 과 나왔어요?"

나 원 참 내가 무슨 기업에 이력서내고 면접보는 기분이다.

" 예! 저 아직 대학 안 다녔는데유?"

내 대답을 들은 그 사람 얼굴을 그대로 휴대폰으로 찍어서 전송하고 싶었다.

어머 아직 대학을 안다녔다구요? 그럼 언제 다닐 거예요? 정말 대단하시다는 그 표정을 나는 모른척 했다. 요즘 아직 안 나온 대학이나 못 나온 대학이나 요즘 그 놈의 대학들 때문에 나라 골치 아프고 전 국민 머리 싸매고 누워 있는 사람들 하나 둘 아닐 거다. 더 이상 같이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 없어 제가 먼저 일어난다고 했더니 한 분이 또 말 건다.

" 그럼 애들은 대학교 다니나요?"

 

군에 간 아들은 군대 갔다고 하고 딸내미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했다고 대답을 하려고 공손하게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내가 무슨 호구 조사에 리서치 당하는 기분이 들어 간단하게 대답했다.

" 허허 선생님들 울 애들 대학교 다니는 거랑 여기 모이신 이유랑 뭔 상관이래유?" 했더니 얼굴표정이 급속도로 확 바뀐다. 그 쪽 사는 기준이 뭔지 몰라도 나랑 하등의 상관이 없으니까 이 후로 나를 볼 일이 있으면 메일로 편지를 보내던 문자로 보내도 충분히 일처리 될 것 같으니그런 줄 알고 먼저 일어나야 겠다고 했다.

 

 집에 돌아 와 보니 한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 저기요 아까 미안했어요 다음에 또 뵈요!"

그 문자 보니 더 신경질 난다. 아니 뭐가 미안하다는 겨?

후후 그냥 웃자 웃고 사는 게 내 맘에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것이다 생각하니 

아뭇것도 아닌 일로 처리 되었다. 비가 올려나 또 하늘이 꾸물꾸물하다.

아 그 김치전 좀 부쳐 먹어야지 하고 냉장고 문을 여니까

남편 또 잔소리한다.

" 또 무슨 짓을 하려구?'

얼마전에 미역국을 내가 끓였는데 미역국 맛이 영 시금털털하다고 도대체 국에다 뭔 짓을 했냐고 따지는 남편때문에 한 바탕 웃었는데, 이젠 내가 냉장고 문만 열어봐도 그 미역국이 생각나나 보다. 김치전 먹고 싶다고 하니까 나보고 가만히 있으란다.

그러지요 헤헤

그려 매일 같이 사는 게 거기서 거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