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의 구름이 넘실넘실 춤사위를 펼친다.
모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내밀며 혼자 중얼거린다.
이쁘네.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왼손을 움켜진다.
왼쪽손이, 손가락이 좀 뻣뻣하다.
손이 아프려면 왼손보다 많이 사용하는 오른손이 아파야 되는데 왜 왼손이 아플까? 얼마 전까지는 분명 오른 손이 아팠는데 내가 용량을
초과해서 너무 사용을 많이 했다는 말인가?
이 질문에 좀 머슥하다.
난 유별나게 깔끔하지도 않고 부지런한 성격도 아니다.
다만 싱크대는 깨끗해야 한다.
그릇하나 물 컵 하나라도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화장실은 냄새 안 날정도, 곰팡이 없을정도로만 정리한다.
솔직히 주부라면 나정도의 손놀림은 하고 있을텐데 뼈가 통뼈가 아니라서 그런가 보다.
나는 모든 뼈가 굵지가 않다.
미스 때나 30대에는 야리야리하고 날씬한 몸이 보기 좋았지만 요즘 들어서는 팔 굵고 허벅지 굵은사람이 제일 부러운게 사실이다.
중학교 시절엔 학교가 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어서 덕분에
튼튼한 팔다리로 달리기도 잘했고 체력장은 무조건 만점이었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등산은 좋아해서 첫직장에선 산악회 총무까지 맡아서 했으니
좀 아이러니하긴 하다.
아직까지 바다보단 산을 좋아하긴 하는데 왜 헬스장은 가기싫은지
모르겠다.
근력을 위해선 걷기로는 부족하고 좀 강도있는 운동이 필요한데
첫걸음이 잘 안 떨어진다.
정적인 요가를 좋아하니 몸은 유연하다.
모임의 세 살 어린 동생의 허벅지를 보고 놀랬다.
튼튼한 허벅지를 한번 눌러보니 단단하다못해 탄탄하다.
너무 부럽다는 나의 말에 배시시 웃으며 예전엔 허벅지 때문에
속이 상했는데 요즘은 튼튼한 허벅지 덕분에 아무리 걸어도
피곤하지가 않다고 말한다. 물론 운동과 캠핑을 좋아하는 동생이다.
이참에 나도 도전 해볼까?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오늘은 유독 구름이 예쁘다.
입추라서 그런가 태풍때문인가 바람이 좀 불어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