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첫월급을 탔는데 아예 사진을 찍어 나에게 전송을 했다.
기분이 묘했다.
힘들다고 왜 밤에 잠도 못자고 일해야 하냐고 칭얼칭얼 대던 아이가 월급날 돈이 통장에 들어 왔지만 십 만원이 제일 많은 줄만 알아선가 얼마인지 감을 못잡은 것 같다.
나는 얼른 전화를 했다.
" 응 백 칠십구만원이네 엄마보다 많이 탔네 수고했다 울 딸!" 했더니
" 엄마보다 내가 더 얼마나 많은거여?"
알려줘도 그 많다는 양은 당장 짐작을 못 할 것 같아 조금 많다고 했다.
엄마는 나보다 더 오래 일했는데 왜 나보다 월급이 적냐고 묻는다.
대답은 해줘야 겠는데 적당한 설명도 어렵다. 너는 보너스가 있는 곳이고, 엄마는 없는 데라고 할려고 하다가 말았다. 첫 월급타면 무조건 엄마한테 백만원은 입금하라고 했더니 돈을 부칠려고 해보니 부담이 갔었나보다.
"엄마 ! 왜 꼭 백만원 부쳐야 되?"
나는 그 돈을 왜 부쳐야 하는지 또 설명을 했다.
니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도움 받으신 분들한테 도로 은혜를 갚아야 한다.
니가 한 두해 도움 받은 것이 아니다.
우선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한테 니가 모르게 도움 받았던 것처럼 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조근조근 말했더니 돈이 편지야 돈에도 날개가 있어 날아가는 거야 이렇게 묻는다. 옆에 친구들한테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더니 곧 부칠테니 입금 확인하란다.
그동안 울 딸한테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성원으로 공급했던 것처럼
이젠 도로 너도 다른이에게 갚을 때가 되었으니까 몸도 건강하게 하고 좋은 직장을 준 것이니 하나님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전화통화를 마치고 한 오분 지났나 문자가 왔다.
"엄마! 한 턱내세요 돈 부쳤어요!"
그러더니 또 전화가 왔다.
"엄마! 다음달에도 또 부쳐야 되?"
" 어! 왜냐하면 너두 딱 한 번만 도움받은 거 아니지?"
" 알았어 근데 옷살려면 남은 돈으로 모자른 거 아냐?"
신발도 사야 한단다. 아마 친구들 끼리 쇼핑하자고 했나보다.
겨울 옷 한 두벌 사면 곧 봄이니까 그 때 가서 사 입으면 된다고 했더니 엄마뽀뽀 ! 이런다.
그렇게 전화통화를 마치고 가만히 지난 날들이 물밀듯이 스쳐 지나갔다.
아이가 아파서 무슨병인지 확인할려면 큰 병원에 가야 하는데 갈 차비도 없었을때 옆집 할머니가 돈 십만원을 두 번 접은 것을 내 손에 집어주면서 자식 아플때 병원 못가는 것만큼 더 아픈 것 없다고 나를 위로해주던 그 할머니도 생각나고,여기 저기서 애들 옷이며 먹을 것을 남 모르게 주던 손길을 어떻게 잊을까. 사는 모양이 서로 어렵고 처지가 같았을 때 나보다 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울 딸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을 어떻게 잊을 수가 없다.
이젠 그 딸이 무사히 장성해서 이렇게 또 축복을 받았으니 이 축복을 나눠주라고 뜻 일게다.
아이구 하나님 저에게 이런 딸을 보내 주시다니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또 딸내미 문자가 왔다.
" 엄마! 청국장 먹고 싶어?"
에구 내가 청국장을 잘 못 끓이는데 어디 잘하는 식당에 데려가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