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어렵게 날을 잡아 7명의 여인들이...
서울의 모 호텔에서 처음으로 호캉스를 즐기고 있었다.
오후에 체크인을 하고 주변 산책을 하고
유명한 연예인도 멀리서 보고 언제 찍었는지 일면식도 없는,
팬심이 넘치는 일본인이 보여준 연예인의 사진도 보면서
평화롭고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는데...
밤 늦게 본 톡은 충격이었다.
대학 동창중 한 명인 ㅅ 남편의 사망소식.
눈을 의심하며 부고를 다시 읽어 봤지만
나의 눈이 잘못된 게 아니었다.
먹먹하다. 할 말 없다. 안타깝다. 무슨 말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ㅅ의 남편은 50후반의 한창인 나이인데
어쩌나.
정말 운이 없다고 해야 되나
운명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이없게 세상을 뜬 케이스다.
어느 한편에선 세상놀이에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다른 한쪽에선 뜻밖의 사고로 세상을 하직했다.
갑자기 몸이 추워지고 기운이 쫙 빠진다.
나는 몸살로 다음 날 장례식장에도 참석을 못했다.
위로가 될 수도 없는 긴 문장의 글과 부의금을 보냈다.
몸도 마음도 아프다. 입술이 부르텄다.
남편이 전하는 말.
서방님의 장인, 즉 동서의 친정아버지가 별세하셨단다.
지난달에 시어머님 제사가 있었는데
동서가 조심스레 전화를 했었다.
친정아버지 간호담당으로 너무 힘들어서
제사에는 참석이 어렵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처음으로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동서네 부부는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평일에 서방님이 점심 때 집으로 방문을 했다.
여러가지 합병증과 경증 치매로 고생하셨는데 병원에서도
더이상 입원이 어렵다고 했단다.
요양병원을 알아보는 중에 세상을 뜨셨나보다.
형제가 많은 동서네 장례식장은 북적거리며 사람이 많았다.
인상 좋으신 아버님이 영정사진으로 우리를 쳐다보시는 가운데
예를 다해 절을 올렸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여러번 나의 두 손을 잡으시며 고마움을
표현하셨다.
연로하신 친정어머니는 생각보다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다.
비가 오는데 장지에서도 무사히 잘치르고
슬픔을 잘 도닥거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라를 위해 일하시다 돌아가신 분이 호국원에
안치되는 유월의 어느 날이다.
우린 삶과 죽음 속에서 살고 있지만
자꾸 잊어버린다.
오늘은 어제 죽은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라고 했던가?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새삼 이런 질문을 접할 때면 경건해지고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