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이제 열 여덟이 되었다.
그러나 지능 나이는 7-8세 란다
나이대로 지능지수도 쑥쑥 자라는 것이 아니었다.
몸은 어른인데 생각은 이제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다.
몇 년전에 장애인심사를 다시 하라고 할 때 나는 거부했었다.
이유는 그 장애인이 되어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결과가 두려웠다.
애가 더 크면 혹시 갑자기 좋아져서 정상인은 바라지 않자먼,
장애인 되는 것은 아니길 바랬다.
세월이 흘러 엊그제 울 딸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라고 한다.
주민등록증에 실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 앨범에 실린 딸의 얼굴을 보니
전혀 장애인 같지 않고 해맑고 밝은 눈빛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을 보니
난 또 주책없이 눈물이 주르룩 얼굴에서 흘렀다.
" 엄마! 나도 주민증 나오는 거여?"
" 그럼 이젠 핸드폰으로 인터넷 마음대로 들어 갈 수 있는거지?"
" 엄마! 나 언제 사진 찍을 겨?"
오랫동안 단골로 다니는 사진관에 주인 아저씨도 울 딸을 안다.
장애인 등록증을 만들때 딸아이를 거울앞에서 긴 머릿결를 빗으로 빗어주는데
그 아저씨가 물었다. 어디에 쓰시는데 어린아이를 반명함 증영사진을 찍는냐고 하셨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냥요~~ 그냥 한 번 울 딸 얼굴 찍어주고 싶어서요...
그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데 어떻게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아저씨는 모른척 해 주셨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주민증 만들기 위해서
사진을 찍으러 가야 한다.
힘들고 그냥 바닥에 팍 꼬꾸라져 이대로 멈춰버리면 안될까.
순간에 멈춰진 그 때 그 어려웟던 그 시간들이 모두 다 지나가버리더니
그렇게 생생하게 인화된 칼라사진들도 오래되어 흐릿한 흑백사진으로 기억속 창고에
자료정리 하듯이 보관 된 것처럼 꺼내보니 그 세월이 있어서 내 인생의 한 부분 한 토막 들을 빛나게 이어주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젠 장애인이 된 딸아이 때문에 울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 같이 사는 동안 세상에서 어떻게 혼자 살아가야 하는지.
더불어 누구랑 살 때 자신의 역활이 아주 작고 볼 품 없을 지라도 너에겐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기에 엄마를 통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는 것을 알릴 것이다.
아마도 오래 걸릴 것이다. 많은 굴곡이 있을 것이고, 자신의 인생을 꾸려 나갈 때 많은 시련을 각오해야 하며, 자립을 꿈꾸는 네 몫은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준다는 것을 알게 하려면 나에게도 많은 인내와 끈기를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딸과 오후에 사진관에 가서 나랑 나란히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야 겠다.
나란히 내가 울 딸 어깨에 손을 얹고. 헤헤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