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니는 길.
차가 다니는 길이 도로다.
그러나 오리는 그런 거 모르고 살아도 아무렇지 않다.
여섯 마리의 오리쌔끼 중에 맨 마지막놈이 제일 작고 잘 걷지도 못하는 것 같다.
어디로 가야 할까 어미는 고민하다가
앞으로 나가는 길이 어디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물에서 자맥질도 가르쳐야 하고 먹이도 먹여야 하고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서야 한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상황은 과태료 부과하면 한 칠만원짜리다.
한 둘 도 아닌 떼거리로 저질르는 무단횡단이니
쳐다보는 저 남자의 얼굴에
나 바쁜데 왜 가는 길을 막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더구나 요즘은 무진 스피드한 세상인데
뭐든 검색만 하면 바로바로 때와 장소도 구별 않고
실시간으로 확인 하는 요즘이다.
오리걸음은 진짜 뒤뚱뒤뚱 느리다.
새끼들은 더 굼뜨고 답답하다.
그래도 오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니들 생각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오늘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이다.
행운의 편지에도 몇 백년만에 돌아 온다는
다섯 번째의 토요일에
심심한데 오리걸음으로 방바닥에서
어기적 어기적 걸어볼까 보다.
이 걸음이 다리근육에 그렇게 좋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