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들은 애긴데 출처 불문하고
사람에게 잠을 못자게 하는 것은 엄청난 고문의 한 방법이다.
내가 추노 이 놈을 드디어 관심 100% 집중을 한 이유는
순전히 내가 잠을 못자고 성가시게 하고 어떤 때는 꿈에서도
호랑인지 고양인지 구분은 잘 못해도 꿈까지 꿔서 잠을 설친 것을 생각하니
무슨 대책을 세우긴 세워야 했다.
희안한 것은 울 알람이는 아침이면 여전히 박치기가 시작된다.
에라이 이 눔아 차라리 그 박치기를 추노한테 한 번 제대로 써먹을 일이지
하여튼 그 놈의 그림자만 나타나면 오금도 콧피고 허리는 쪼그라들고 마룻밑에서
꼼짝않는 놈이 뭐 잘났다고 밥달라고 설치냐고 나도 제대로 잔소리를 하는데.
울 남편 밥 줄때까지 박치기 하면 그나마 대가리 깨진디고 얼른 찬 밥이 있으면 내노란다.
이건 고양이를 잘 지켜주는 남편인지
잠 못자고 입 댓발 나와 삐진 마누라는 안 중에도 없다.
나 원 참 무슨 대책을 세우긴 새워야 겠는데.
저 눔을 빈 닭장에 밤마다 가 둬 놔? 이건 내가 한 말이고
" 재가 닭이냐 닭장에 가두게?" 이건 남편이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한 대답이다.
그럼 어쩌냐고 밤마다 무슨 긴급출동 할 거냐고 아님 방에 가둬 놓든가 해야지 이게 사람사는 집인지 고양이판인지 좌우당간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녀? 했더니
" 그 추노 디게 크긴 크더라 그게 어는 집에서 사는 집고양이는 아닌 것 같어?"
아니 지금 어느 집에 사는 집고양이 출신지가 문제냐고 그게 그렇다면 그 주인 좀 만나서
담판을 지면 되겟네 했더니
" 글쎄 그게 될까?..."
봄에는 저 복순이가 뒷집 토깽이를 물려 죽여서 주인끼리 합의를 봤는데.
고양이는 안 될 게 뭐 있남?
남편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담배를 한 대 물고 눈이 가늘어지고 그 옆에 알람이는 조용히 눈만 꾸벅 꾸벅.
내 오늘도 잠 못자면 미친 마누라가 될거다 .
잠고문을 심하게 당하면 당할 수록 안 한 일도 했다고 한다는데
옆에서 구시렁 대니 남편이 끙하고 일어난다.
창고에서 망치를 끄내오는데
내가 하두 잔소리를 하나까 울 알람이를 때릴 줄 알았다.
" 뭐 할려고?"
' 우선 당분간 닭장에서 키우자고 추노가 못 들어오게 말여?"
참 살다 살다 별 일이 다 생겨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