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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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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말을 징그럽게 안들어유


BY 천정자 2010-08-23

내 자식이 다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당연히 있는데

나는 울 엄마의 소원대로 되지 못한 딸이 되었다.

 

나도 조금 있으면 아들 딸도 모두 성인이 되어 제 앞길 가느라

여념이 없을텐데. 미련한 나는 원하는 게 자꾸 생긴다.

 

이 눔들이 나중에 부모의 은공을 알아줄까 말까 은근히 걱정되는 것인데.

나도 참 모자른 딸이 되어 나의 부모의 은공을 잘 모르고 살다가

이제야 울 엄마 백발이 다 되어가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

 

그러니 내리 내리 자식걱정을 하다가도

문득 나는 나의 부모에게 어떤 자식이 될 것인가? 이러다가

되긴 뭐가 되는가? 싶기도 하고 뭐가 되는 것 보다도 그저 눈 앞에

늘 항상 보이는 것도 효가 되기도 하는 세상인데.   

 

나중에 너두 자식 낳고 키워 봐라?

내 맘을 알 것이다. 그걸 어떻게 말로 허냐?

생떼같은 자식을 먼저 앞세운 에미 맘을 저 높이 나는 새가 알까?

높은 산이 알까? 깊은 바다가 알까?

나도 이 말을 처음 들을 때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이 안 잡혔는데.

이젠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 받은 것 같았다.

 

아들이 이젠 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도 이 놈은 분명히 내가 낳은 아들은 맞다.

그렇다고 나는 너 내 말 들을래? 아님 한 대 죽도록 맞을 겨?

이 상눔의 시키! 니가 니 에미 에비 아니면 어디서 세상 구경하냐?

한 번 모질게 큰 소리를 내어 혼구녕을 내고 난 후

개운 할 줄 알았더니 또 그게 맘이 아리다.

 

에구..울 엄마도 나에게 그렇게 나를 혼냈는디..

그래서 생각난다. 툭하면 불난다 가슴에 불들었다 그리곤 가슴팍을 탁탁 주먹으로

당신 가슴을 때리셨다.

 

날도 더운 오늘 비가 오는데 울 엄마한테 전화나 드려야 겠다.

엄니: 오늘 처서래유..모기가 입이 삐뚤어지는 날이래유..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