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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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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이상해졌어? 문제가 많아?


BY 천정자 2010-08-14

 

" 야 야 애가 이상해졌어? 문제가 많아?"

" 무슨 말씀이셔 뭐가 무슨 일 저질렀어? 엄마?"

 

여름 방학을 맞아 아들은 외할머니네 집에 갔는데.

외할머니는 아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권사님이고 주위에 친구나 지인들도

모두 교인과  성직자들도 아주 많이 알고 계시는 관계로 울 엄마의 외손자를 방학때마다

교회에서 개최를 하는 수련회를 꼭 보내 주었다.

 

고 3인데도 아들은 군말없이  서울을 상경을 하고 그렇게 여름 수련회를 일주일 동안 잘 치루고  집으로 내려오면 되는데 난데없이 울 엄마한테 문제가 많다며 수련회도 다 못마치고 퇴짜를 맞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다.

 

전화를 받고 나도 처음엔 황당해서 자세한 애길 묻기도 그렇고 얼핏 엄마인 나도 이렇게 당황하는데, 아들 입장은 어떨까?

그래서 다시 엄마한테 전화를 드렸다.

" 저기 엄마! 애한테 너무 잘못했다고 혼내거나 그러지마세요? 지도 기분이 별로 안 좋을 거 여! 글고 나한테 전화 했다고 말하지마세요. 나는 그 수련회 다 마치고 온 걸로 알고 있고, 이  일은 엄마 혼자 알고 계시는 걸로 해줘요?"

 

알았단다. 그렇게 통화를 하고 난 후 애가 다른 애링 싸운 건가? 아니면 무슨 불순한 사상을 애길 했다가  축출을 당했거나 뭐 그런 것을 생각을 해봤지만, 종교에서 불순한 거나 다른 큰 문제의 소지가 된다고 해도 덮어주고, 잘 이끌어주는 곳인데. 중간에 퇴실 조치한 것이 그 이유가 뭔지 나도 울 엄마한테 살짝 여쭤 보려다가 아니면 그 수련회를 개최한 교회에 전화를  하려다가 말았다. 어차피 아들은 이미 외할머니네 집에 와버렸는데  따진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 텐데.

 

그 주말을 잘 보내고 다음 주에 손자랑 같이 내려온 아들 얼굴 보니 아무렇지 않게 살도 통통하게 오르고 얼굴도 밝아지고 그래서 잘 지내고 왔냐? 나도 그렇게 모르는 척 했다.

나중에 울 엄마는 살짝 그 퇴실당한 사유를 말해주는데

" 애 애 글쎄 제가 지 소지품에 콘돔이 들었더란다. 글고 기집애들과 몰려 다니고 문자질 하고 쫒아 다니고 그래서 수련회를 못하고 온 거다? 이를 어쩌면 좋냐?"

 

" 그럼 엄마? 애들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다 조사하는 거여? 무슨 수련횐데 애들 가방에 총이나 그런 거 조사하는 데는 공항에서 할 일인데 왜 거기서 검색하는 거야?"

울 엄마는 얼굴이 달라지신다. 에 가방에서 콘돔이 나와서 수련회를 중단하고 쫒겨 난 사실이 참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 아니? 니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저게 아직 고등학생인데 벌써 콘돔을 가방에 넣고 그것도 여름 수련회를 오냐? 그것도 문제지? 안 그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울 아들이 다른 여학생을 상대로 뭔 일을 저질르다가 들킨거여? 했더니 선생님이 가방에서 콘돔을 압수하자 울 아들이 그러더란다.

" 그거 제가 사용하는 건데 왜 그러세요?"

 

나도 그 말을 듣고 이거 참 우리 클 때는 상상도 못한 사건이 그 수련회에서 벌어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 아들 큰 문제를 일으켰거나 저지른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는 내 친구가 하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 애 애 요즘엔 십대 여자들도 루프끼러 오더라?"

그 말 듣는 순간에 아! 이젠 더 이상 막는다고 하지 말라고 안 하는 애들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차라리 임신예방을 위한 것이라면 루프 말고도 가장 안전하게 성병을 예방한다는 콘돔 사용법도 제대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부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세상이 왔다고 느꼈었다.

 

" 에구..엄마 그 콘돔 내가 준 건디? 그래서 그걸 압수당했어?"

울 엄마 뒤로 벌렁 넘어 갈 표정이시다. 어떻게 그런 걸 아이한테 주냐는 눈빛으로 나를 쬐려 보신다.

" 엄마! 만약에 그 귀한 외손자가 이제 18살인데, 옛날엔 자식을 낳아서 키울 나이여? 지금은 감춘다고 모르게 한다고 애들이 모를 줄 알아요? 차라리 제대로 가르치는 게 나중에 자기 인생에 평생 도움이 된다면 그게 훨씬 나은 교육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글고 누구처럼 자위행위하다가 엄마한테 들켜 창피하다고 아파트창문에서 뛰어내려 죽은 애길 듣고 참 안타깝더라 그렇게 어렵게 배아프게 나은 아들이다 커서 어이없이 아무 잘못없이 죽은 걸 들으니까 같은 부모로서 얼마나 기가 막힐까 그 심정을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어요?"   

 

그제야 울 엄마 눈만 크게 동그래지시네..

" 야야..그럼 울 손자 아무 잘못 안 한 거지? 그러네 니말 듣고 보니 그렇긴 그렇타잉?"

 

그 때 전화가 온다. 울 교회 권사님이시네.

" 아휴! 뭔 일이래유?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

" 응 거기 아들 학생수련회를 보낼 거지? 이번엔 산으로 간다는데.."

 

아니 참 기가 막히네. 울 아들 이거 수련회를 또 가게 생겼다. 이번엔 콘돔을 빼고 가라고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나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