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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농민들에게 농업 탄소세 부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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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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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모르는 것은..


BY 천정자 2010-07-01

" 옆 집에 초상이 나도 모르겄어? 아니 어딜 그렇게 쏘다니는 거여?"

옆 집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한 분이 계시는데, 얼마전에 대장암을 진단을 받고

어느 대학병원에 입원하시고, 그 다음 날 수술날짜를 잡고 바로 수술하시는데,

이웃집 할머니들이 내 차를 빌려타고 단체로 병문안 가신다고 몇 번 우리집을 오셨던 가보다. 올 때마다 내 차도 없고 저녁에도 내 차가 없어 어디를 늦게 다니는 건지 바쁜건지 집전화를 하려고 동네전화부을 들춰보니 아예 집전화도 없고, 내 손전화번호 인줄 알고 전화를 해 봤더니 남편이 받더란다.

 

" 아니! 뭐가 그리 바쁜 겨? 돈 벌러 다니는 감?"

사정이 그렇고 그런 거야  한 두 해 겪어서 알 것은 아니지만, 한 동네에 십 수년 살다보니 남의 애경사가 곧장 내 일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내가 제일 젊은 아줌마이고, 좀 오래 사시는 아줌니들이 오랜 농사일에. 비닐 하우스를 들락날락 하다보면 몸에 병이나고  급기야 병원에 아예 입주하듯이 사시는 분이 한 두 분 느시더니. 요즘은 바로 옆 집도 암에 걸리셔서 그 동안 벌려놓은 들깻잎밭도 내 팽겨쳐져 깻잎이 호박잎만큼 엄청크다. 가뜩이나 손 모자르고 부지갱이도 나선다는 모내기철도 놓쳐  논도 묵혀 풀이 무성한 풀밭이 되버렷다.

 

사람이 죽어 가져 갈 것이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아뭇것도 없다고 당연한 답을 말할테지만. 이상하게 농사를 오랫동안 짓는 분들 죽어서도 가져가는 것이 따로 새로 생겼다.

그것이 뭐냐하면 바로 농사 짓다가 빚진 채무였다. 먹고 살려고, 자식 가르치고  가장이 떠나도 오롯이 남은 그 빚을 갚기 위해 평생을 또 꾸고 꿔야 하는 빚이 자식에게 대물림이 되지 않을려고 무진 손발이 굽도록 일을 해도 갚아지지 않는 원수같은 그 빚은 결국 못 갚으면 집을 경매 잡히게되고 땅이 담보잡혀 넘아가도 말 한마디 못하는데. 이게 원인이 되어 암까지 걸렸으니, 그 속이 속이 아닐 것이다.

 

사업하다 홀랑 망해 에라이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자고 막장까지 볼 장 다 보면 하는 말이  농사나 짓자고  함부로 말 할 지금은 그렇게 만만치 않게 되었다. 기업형 농사를 짓는 시대가 되고 보니, 돈 없으면 절대 못 할 농사가 아닌 사업이 된 것이다. 느는 건 노인이고, 줄어드는 것은 애들 놀면서 떠들며 크게 까르르  웃는소리나, 한 밤중에 애가 빽빽 우는 소리도 여기선 아주 귀한 대접을 받게 될 정도다.

 

요즘 곤역을 치루는 곳이 정부도 마친가지다.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나선 정치인들이 어디  한 둘인가? 선거 때마다 주제가 서민 살리기이고 서민을 대변해 준다는 설움을 달래 준다는 공약을 빼면 당선될 확률이 확  줄어 들 것인데, 이상하게 당선 되면 서민이 갑자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전혀 뜬금없는 딴소리를 한다. 전 과 후가 너무 다르다.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후도 이럴까?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보니 앞 뒤가 안 맞는 소리를 뉴스가 나오면 얼른 드라마로 채널을 돌려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요즘은 자꾸 그 재미없는 뉴스에 귀가 쫑긋하다. 어! 저거 저 말은 할 때가 아닌데? 얼라! 시방 이건 또 뭔 소리여? 소리를 일부러 키우며 세상 돌아가는 소리에 집중을 하다보니 괜히 느는 건 울화통이다. 어휴 그동안 내가 많이 성질 좀 다듬었는디 공든 탑 도로 아미 타불인가 보다. 

 

그래도 말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요즘 국회에서 뭔 법안이 통과 되었는지,

어느 국회위원이 반대를 하는지 마는지 연예인 이름 줄줄 외우듯이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몇 번 국회의사당에 얼굴을 내 밀었는지 이런 거나 한 번 심심한데 확인 해 볼까?

기억력이야 건망증 심한 아줌마표는 믿지 못할 망정, 자꾸 확인하다 보면 그건 또 무시못할 습관이 될테고,

 

얼마 전에 세종시가 부결 된 후 총리가 뭔 책임을 진다는데. 뭘 어떻게 책임을 진다는 건지, 또 그렇게 대충 유야무야 시간끌기로 원안도 수정안도 국회에 상정하다가 현 대통령 임기안에 공사나 시작이 될 지 말지테고. 괜히 얼른 임기 안에 강이나 더 깊게 파서 웅덩이 만들고 잘 흐르는 물도 못 막아 안달이 난 것 같기도 하고.이래저래 국토가 몸살이 나도 대단한 거에 걸린 것이다.

 

에휴!!오늘 빚 갚다 갚다 못 해 병난 옆 집 할머니 병문안 좀 댕겨오고, 한 번 또 생각 좀  곰곰히 해봐야 겠다. 내가 또 모르는 것이 뭔지 말이다.

 

 

작업공책) 할머니가 입원을 하시는 바람에 그 동안 못 딴 호박잎만한 들깻잎으로 깻잎장아찌를 해먹으라는디.워떻게 해야 맛있게 담그는지...헤헤..좀 알려주셔유? 들깻잎이 겁나게 많아서리 이거 참 내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