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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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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BY 천정자 2010-06-04

" 애가 아침에 같은 쓰는 학생하고 싸웠는데요"

아들의 담임 선생님이 목소리가 조심조심 말씀을 하는데

내 귀가 멍청하니 뭐라고 하는지 한 참 병원 복도에서 서 있었다

" 저기 선생님 다시 말씀 좀 해주세요 전화가  감이 먼가 잘 안들리네요?

다시 말씀을 하시는 선생님의 목소리는 더욱 침착하다.

새벽에 일찍일어나서 같은 룸메이트 학생이라 치고 박고 싸웠는데

또 통화감이 멀어지는 목소리에 누구 이빨이 부러졌다고 하는데,

순간 아! 울 아들이 드디어 사고를 쳤구나! 번개같이 머리에 스치면서

동시에 아! 요즘 내가 돈도 없고 이거 큰 일났구나 싶었다.

 

" 아이구! 선생님 이거 어쩐대유..얼마나 부러졌대유? 아니 이 눔이 아침에 잘  못  일어나서 아침도 못 먹는다구 하더니 새벽에 싸울려고 일찍 일어났데유? 그나저나 맞은 애는  딴데는 괜찮아유?"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침착하라며 다시 찬찬히 설명을 하신다.

맞은 애가 딴 애가 아니고 울 아들눔이란다. 앞에 치아가 부러지고 지금 아직 병원에 가지 않아서 다른데 다친곳은 정확히 모른단다. 우선 다시 알려드리고 병원에 다녀오고 전화를 다시 해준단다.

 

얼결에 울 아들이 입장바뀐 것을 알게되니 또 걱정이다.

이거 도대체 뭔 일인가? 싶어 얼른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목소리가 이상하다.

" 야! 니는 안 때린거지?"

으이그..나도 참 우선 묻는 것이 어디 또 아픈데 없냐? 어쩌다 그랬냐? 하고많은 애기도 많은데 기껏 묻는 다는 것이 그 말이 툭 튀어 나갔다. 요즘은 깡패도 맞고 다닌다느니, 때리면 돈 주지만  맞으면 합의금 받으려고 일부러 맞아주는 깡패도 있다는 애길 하필이면 그 때 그 생각이 나나..

" 아니 개가 먼저 시비를 걸잖어?"

" 니도 식전 댓바람에 눈 떳으면 밥이나 먹으러 갈 것이지 쌈은 또 뭐냐?"

말 해놓고 보니  울 아들눔 대답이

" 언제 한 번 붙을려고 했는디.."

입안이 아픈가 말도 새는 소리가 난다.

 

그제야 병원 갔다와서 엄마한테 전화하라고 했다가  아니다 싶어 내가 다시 한다고 해놓고 전화 끊고보니 이빨이 몇 개 부러졌나 그걸  또 못 물어봤다.

 

남편한테 전화를 할려니 심장이 두군두근하고 이거 전화 받자마자 학교로 달려간다고 할 것이고, 보나마나 때린 학생들 학부모 오라가라 할테고, 치료비니 뭐니 옥신각신 할 생각에 시간들어 신경 써 머릿속이  복잡하다.

 

일은 이미 벌어진 것이고 오늘 아니더라도 내일 병원가서 치료받고, 맞은 애는 발 뻗고 잔다는데, 다행이 울 아들이 맞았으니 병원비만 내가 감당하면 될 것 같아 일단 남편에겐 나중에 말하기로 결정했다.

 

오후에 다시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일 주일동안 치과를 통원치료 해야 한단다

때린 애가 부러진 치아를 찾아 주워서 치과에 찾아 왔단다. 그 말을 들으니

남편에게 연락을 안 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저기 선생님 울 아들하고 때린 학생하고 잘 좀 어떻게 화해시켜 주세요..울 아들 치료비는 제가 낼 께유..요즘 애들 싸움에 학부모들끼리 또 싸워서 그런 거 보니까 전 그런 거 원하지 않으니 선생님이 어떻게 잘 좀 풀어줘유."

 

아직 애아빠한테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담임선생님도 잘 지켜봐 주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신다.

나도 울 아들 낳고 늘 노심초사 하는데

선생님이야 더하면 더하지요.

때린 학생 학부모가 찾아 오셨단다. 치료비도 다 내 주신다고 하셨단다.

 

속으로는 어휴~~ 다행이다. 나 지금 돈도 하나도 없었는데.

저녁에 다시 아들에게 전화했다.

" 좀 어떠냐?" 했더니

" 엄마! 좀 아픈디  마리 자꾸욱 허나가아"

" 긍께 이 눔아 아침에는 눈뜨면 밥먹어! 글고 니 개한테 잘 혀? 주먹이 쌘가보다?"

 

전화끊고 보니 그제야 저녁 열시가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한테 애긴 하긴 해야 하는데..

그 부러진 치아가 바로 치료가 안된다고 하고

놀토에  아들이 올텐데..

울 아들 웃으면 영구처럼 보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