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내 남자친구가 생기면 뭐 해줄거야?"
' 뭐라구?"
저녁에 김치찌게를 끓이고 고등어를 지질까 구울까 그거 궁리중인데
난데없이 울 딸 나에게 묻는 질문에 어안이 벙벙하다.
아이가 눈치없는 것을 내가 내 딸이라서 나는 한 사 단즘 되고
그 아랫단계인 한 이 삼 단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디 부모에게 나 남자친구 생겼어 고백도 아니고
앞으로 생기면 뭐 사 줄거냐고 물으니
어이가 하늘을 찔러도 웃음만 피식피식 나왔다.
" 엄마! 내가 좋아하는 애가 생기면 맛있는 거 사 줘야 되? 알았지?"
아예 미리 각서를 받듯이 내 손에 약지를 걸고 사인까지 하란다.
이건 참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이미 결정된 약속이 되었다.
" 그래 그럼 니 남자친구랑 뭐 먹고 싷은데?"
" 족발 사 줘?"
우하하하!!!
기가 막히다. 그 족발이 뭔가 싶다. 한 번도 못 먹은 것도 아니고 늘 돼지고기를 좋아해서
김치찌게에다 삼겹살을 구워주면 모자르다고 툴툴거린 딸인데.
지 남자친구랑 같이 먹는다는 것이 기껏 돼지족발이냐? 진짜 무드가 없는 건지
눈치가 확실히 나보다 낮은 것이다.
" 야 야! 세상에 니 남자친구를 처음 엄마한테 소개하는 날에 돼지족발이 뭐냐? " 했더니
" 왜 맛있잖어? 그럼 뭐 먹어야 하는데?"
히유~~~
세상에 울 딸 남자친구가 반드시 족발을 좋아하던가 아니면 미리 물어봐서 예약을 하지 않음
절대모를 메뉴를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했더니
울 딸 대답이 간단하네.
" 그래도 난 족발이 맛있더라아"
족발을 좋아하는 요즘 남자애가 있을까 그것도 갑자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