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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말을 걸 때


BY 천정자 2010-05-18

오늘은 늘 보는 꽃에게 말을 건다

대답은 내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아니다

콧구멍이 두 개이니 두 줄기로 이어진

향기를 맡아 킁킁 대게 한다

 

꽃은 근육이다

그러니 구겨진 잎사이로 흐르는 핏줄을

피고 또 피어내는 아픔이 오죽하랴

 

아쉬운 것은 꽃이 아니다

무엇이 되고자 온 것도 아니리라

그저 한번 온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

단지

무슨 꽃으로 오던

푸른잎으로  오던

누구에게라도  향기로 말을 걸어보는 것이

평생 소원일 것이다

 

답장으로

바람이 부는 어느 언덕이든

갈대숲으로 무성한 강둑이든

고운 목소리  향기로 

또 말을 걸 것이다

나는

 

 

등록
  • 정자 2010-05-19
    옛날엔 철모를 때 내가 꽃을 꺽고 발견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정 반대인 겁니다.
    그 곷이 나에게 향기로 말 걸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압축되엇을까
    참 사람으로 태어나 눈있고 입있고 코가 잇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 느꼈습니다.
    물뿌리개님의 작은 풀꽃에도 뜻이 있다는 말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오늘은...
  • 물뿌리개 2010-05-19
    한송이 꽃을 피우기위해 우주가 자연이 한 일들을 생각한다면 누구도 함부로 꽃을 밞거나 꺾을 순 없을테지요.. 작은꽃이 피어나기 위해 겪었을 아픔까지 보시는 정자님같은 맘이 있어 그에너지를 받은 꽃들이 또다시 피어나고 향기를 만드는 것 같애요..저도 가끔 길가에서 만나는 작은 꽃들앞에 쪼그리고 앉아 말을 걸면 하이틴 울큰딸은 \'엄마 손 오그라들것같아요 그만하세요\' 이러구 아직 귀여운 초딩 둘째랑 막내는 엄마한테 맞장구 쳐주기도 한답니다.정자님 글은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마력이 있는 것 아시죠?
  • 정자 2010-05-19
    토토님도 겅강관리 잘하시고요..헤헤 뭐니뭐니해도 많이 웃으시면 더욱 활발한 인생이 될 겁니다. 고마운 댓글 참 고맙습니다.
  • 토토 2010-05-19
    꽃에 말을 걸며 미소짓는 정자님
    한폭에 그림으로 네게 보여지네요,,
    항상 건강하세요
  • 정자 2010-05-19
    헤헤..그런 말은 많이 들었어요..그렇지만 시인은 아닙니다..근디 쓰다보면 시가 되기도 하고 맘대로 글을 마구 쓰니까 수다가 되데요..헤헤..자주놀러오세요. 마음으로 오는 길에 차비도 안듭니다. 고마운 댓글 감사합니다.
  • 우연히 발견하다.. 2010-05-19
    혹시 시인 아니신가요?..글에 저절로 빠져듭니다..자주 놀러와봐야 겠어요 그래도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