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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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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이 써서 이젠 쓸 게 없다고 ?


BY 천정자 2010-05-13

어휴...미쳤지 내가 . 살짝 간 거 아니면 이걸 어떻게 했나 싶다.

작품수 421건 감동 댓글 수 1,055건 감동 하트 수 30개

 말이 그렇지 작품수가  421개라니

거기다가 감동댓글수가 천여개가 넘고 감동의 하트 수도 30개란다.

 

요즘 나에게 추가 된 별명이 또 하나 생겼다.

" 금붕어 아줌마"

금붕어는 이쁘다.

특히 어항속에 지느러미가 화려하게 물속에서 휘날리며 수영하는 것을 보면

멋있다. 나는 그렇게 이뻐서 불러주는 별명인 줄 알았더니 그게 또 그 뜻이 아니라네.

그 좁디 좁은 어항에서도 쉬는 쉬간 없이 늘 왔다갔다하는 이유가 있단다.

여기가 어디여? 하고 왼쪽으로 가서 3초만 지나면 금방 잊어먹는 기억력 덕에

아무리 왔다갓다 해도 늘 새롭게 다른 장소인 줄 안단다.

어항이 좁아서 답답하게 보이는 것은 우리 사정이고

정작 금붕어는 아무 상관없이 어항에서 불편없이 산단다.

 

요즘 내가 산 속에 콕 틀어박혀 조용히 살았음 좋겠다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산이 아니라 섬에서 살아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아내는 시간도 한 십년이 걸릴거라고

느려서 늘 뒤처진 것이 흠이고 미랸해보이니 그런 말 들어도 싸다.

 

오랫동안 하도 수다만 떨어서 주제가 닳고 달아 구두굽 떨어지듯이 볼짱 다 본 드라마도

다시 보고 또 틀고 멍청히 보니 누가 나보고 금붕어띠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나이 들어 사는 주제애길 어떻게 한 마디로 확 줄인다고 해도 턱없는 짓이고

오늘 그 찬란한 오월이 바야흐로 송화가루 노랗게 휘날리고,

어디서 여자 분바르는 냄새처럼 밤꽃향기가 솔솔 바람을 타고

울 마당까지 흘러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햇볕에 얼굴 전부 드러내고 히히덕 거리고 돌아 다니니

이것도 해보니 재미가 쏠쏠하다.

 

심지도 꾸미지 않아도 민들레가 피고 지고 지들 멋대로 솜털 붕붕 날아오르니

이제 감잎 조금 따서 살짝 쪄 햇빛에 늘어놓고

 

곰곰히 앉아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니

아까 내가 뭐 한다고 했는데 그게 뭐지?

 

금붕어 기억은 3초짜리라도 길다.

나는 금붕어 아줌마니 내일 뭘 쓴다고 고민을 하면 뭐하나..

걱정도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 나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