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내가 돼지를 잡을려고 막 손을 내밀면
이 돼지가 여우처럼 쏙 빠지고 쏙 도망간다.
나도 성질이 급하게 타올라 신경질내며 발길질을 탁 쳤는데
돼지가 아이구 아이구 하면서 우는 거다.
"뭔 돼지가 사람처럼 우냐?"
그러더니 그 돼지가 나를 향해서 돌격을 하는 것을 피한다고
엉겁결에 다리가 겹질러 으악하고 눈을 뜨니
울 남편 자다가 내 발길질에 제대로 한 대 맞고
어구 어구 하는 소리가 꿈에서 우는 돼지 목소리랑 똑같았다.
꿈에서 깬 나를 보더니 남편이 그러네
" 니 꿈에서도 사람패냐? 엉?"
사람은 아니구 돼지라고 했더니
" 어이구! 무슨 돼지꿈을 발로 차냐? 어이구 다리야 여기 좀 어떻게 해봐?"
내가 잠을 험하게 잔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는 자리에서 좀 멀찍히 떨어진데서 일어나고
나중엔 지금은 없어진 책상 속에 베개는 다리밑에 머리는 의자밑에서 일으켜 세웠다가
머리통이 깨지는 줄 알았다.
거기다가 느는 건 잠꼬대다.
뭐라고 중얼 거리는 것은 좀 났단다.
일장 연설을 한 적도 있단다.
영화는 남편이 봤는데 나는 꿈에서 보는 미니 시리즈를 읽어 주니 같이 잠을 잘 수가 없다나.
나이 한 살 더 먹으니 이젠 코골이까지 추가인디
급기야 이젠 자는 남편 정강이를 제대로 때렸으니
이거 내가 생각해도 어째 좀 상태가 가면 갈수록 불량하다.
"가만 돼지가 쫒아 왔다고? 그럼 이거 재수가 있는 건디?"
" 근디 내가 먼저 때리니까 돼지가 사람처럼 울데? 거 돼지꿈 맞어?"
부부가 자다가 한 밤중에 봉창 두두린다고 누가 알리는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돼지가 열받아서 나를 향해 돌격하는 꿈이 좋은 건지 나쁜건지
도통 모르겠다.
괜히 남편만 때렸나보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