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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같이 살집에 대한 이자부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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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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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이씨 아저씨


BY 천정자 2010-02-12


 

 

"어휴 아버님 이 번이 셰번째 수술입니다. 이젠 더 이상 할려고 해도 못 합니다"

의사선생님이 단호하게 진단을 내리고 막 달래고 어르고 그렇게 이씨 아저씨는 겨우 퇴원을 하시고 한 달만에 집에 돌아오시니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더니 거미가 떡허니 대문에 사람 오도 가도 못하게 집을 지어놨단다.

 

 술을 안드시면 법이 필요 없는 이씨 아저씨.

그런데 술을 드시면 온 동네가 들썩거리게 주사가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그래선가 몇 년전에 그래도 드나들던 친척이나 가족들이 발걸음이 뚝 끊겼으니

그렇다고 또 술을 마셔대니 위에 구멍이 나서 위출혈로 죽다가 살아나셨다고

몇 번이나 한 말씀 또하고 또하는데.

 

의사의 강력한 처방엔 이후로 또 술을 마시면 그 땐 위장에 구멍이 아니고 절제해야 할 정도로

너덜너덜 해지셨다고 몇 번을 들으니 아예 온 동네 사람들도 이씨 아저씨 위장은 안 봐도 알겠다

고 하셨다.

 

술을 안드시는 게 아니고 못드신다고 이젠 구판장에 갈 일도 두부나 커피나 사러 가고, 같이 어울린다고 해도 동네 분들 그 사람에게 술을 권하다는것은 사망진단서 떼어 주는 것이랑 똑같다고 모두 절래절래 고개를 저었다.

 

멀쩡한 정신에 집안에 안팎을 청소하다가 이거 저 거미가 한 두곳에 집을 지은 게 아니다.

직각으로 삼각의 꼭짓점을 기둥으로 삼아 촘촘하게 하얀 집을 지은 거미는 어디로 갔나 빈 집이 되었고. 성글게 구멍이 뻥 뜷린 집은 그런데로 빗자루로 한 번 스윽 그어 쓸면 그런대로 끈적거리게 달라 붙는데. 이씨 아저씨는 한 두어 번 그러시더니 만다.

 

"에휴! 그래도 나 혼자 산다고 적적한 거 아나 벼?.."

 

곧 설날인데 조상한테 면목이라도 세울려면 사람이나 집이나 빈 집이나 뭐든 채워보고 싶다는 것일까..

 

 

덧) 울동네 아저씨가 어제 퇴원하시고 제가 같이 집에 모셔다 드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