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이 사는 사람들 만나 보지도 않고 이름모르고 더군다나 얼굴 모르는 사람들이
현재 내 전화에 저장 된 사람들도 다 모르는데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 전부이고
안다는것이 바닷가 모래 한 줌이나 될까?
사실 한 줌도 많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살아도 어떻케 보면 조금 모자르게 보이고
당해도 모르고 누굴 피해를 줄려고 작심하지 않으면 진짜 살기 좋은 세상이 이 곳이다.
지독히 산수도 싫어하고 초등학교 삼학년때 분수가 처음 나오는데
나 그때부터 산수는 새로운 적으로 삼아 쳐다보지 않았고 무작정 싫어했다.
그 덕에 공부는 지지리 못하고 놀기는 선수급인지라 여태 껏 살면서 못 놀아서
억울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너무 잘 놀아서 그동안 일도 못하고 공부도 못 한 것이 벌 받았나 보다.
분수를 싫어해서 그런가 푼수가 되었나 하도 심심해서 고안한 것이
나 그동안 몇 가마의 쌀을 밥을 해서 먹고 살았을까?
어렷을 땐 부모님의 덕에 내가 일부러 떼를 부리고 밥을 안 먹겠다고 데모하는 것 빼고도
이 분수모르는 푼수가 계산이 될 리가 없다.
또 나 그동안 몇 벌의 옷을 입고 지냈을까?
사시사철 입은 옷을 하루에 벗는 것을 생각해도 현재까지 유행에 뒤 떨어져 버린 옷가지도
종적을 모르겠는데. 그걸 세어 본다고 해도 정말 바보가 된 것처럼 파악이 될 리 만무하다.
지금까지 옷을 입은 걸 모아놨다면 산 하나는 족히 될 것이다.
내가 결혼해서 애들 키워, 살림 해 , 이 거 저 거 솎아내고 빼고 더하고해도 그 동안 우리가 쓴 생활비는 통산 얼마나 될까? 국세청에 문의하면 지랄하겠지..당신 뭐하는 사람이냐고? 따져도 할 말이 없다.
내가 입고 쓰고 자고 하는 그 생횔비를 그렇게 많이 지출한 것에 대한 추적은 그만두고라도 모자라서 쩔쩔매고 불편하고 무시받고 제외되고 그런 것들이 무지 많은 줄 알았더니, 희한한 것은 그런상황이 재미있는 드라마보다도 더 추억이 되어 기억이 남는 것이다. 뒷 집에서 부침개 해서 넘어 오고 떡해서 돌려 먹고 애들이 훌쩍 커버려 작아진 옷을 물려입는 것은 다반사고. 운동화 한 짝이 물에 떠내려가 그날 저녁에 집에 못 들어간 것까지 그대로 추억의 사진첩처럼 인화되었다.
남고 여유롭고 남 부러울 데없이 그동안 살았었다 라기 보다
부족한 것을 같이 채워 같이 나눠쓰다가 우정이 더 돈독해지고.
맛있는 거 혼자 먹는 것보다 나눠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멸시 받은 것을 분개하다가 또 다른 사람에게 어루만져져 위로를 받을 때
사람 사는 것이 이런 거구나 알게 될 때가 가장 멋이 있었다.
어쨌든 나는 오늘 또 밥을 한다. 집에 먹을만큼 쌀이 있고 오늘 입은 옷을 빨면 내일 다른 옷으로 갈아 입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거기다가 두 다리로 어디든지 걸어서 이동 할 수 있는데, 아무런 장애나 불편함이 없다.이 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란다면 오히려 더 속이 불편 할 것이다
얼마전에 이런 명언을 본 적이 있다.
" 1톤의 행동을 0.01g의 마음으로 움직인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도 아주 극소량의 마음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나도 누군가를 위하여 그동안 푼푼히 모은 돈이 없어 기부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무한히 주고 싶다.
" 이미 당신은 행복한 부자로 살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