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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을공책


BY 천정자 2009-10-25

이번 가을은 독특하다.

해마다 늘 오는 가을에 나는 다르게 관상을 볼 줄 아는 것처럼 고개를 한 45도쯤 비틀어 바라본다.

가을에 많은 시어들이 태어나는 이유를 그 때 알았다.

가을은 우리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었다.

바람이 너른 들판으로 길을 내어 불어서 누우런 길을 따라 오는 쪽부터 가을의 작업이 시작된다.

날마다 태양이 새처럼 날아 붕뜬 낮의 최대의 별이 가을이 되면 가장 잔인하게 뜨겁다.

가을 햇볕에 데워져 뒤집어지는 현상이 바로 낙옆이다.

그렇게 이프고 찔러대는 송곳의 빛줄기가 늘상 우리 눈에

너무 평범하게 보이는 것은 그들의 비밀을 누출 되는 것을 금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감은 몇 번의 태풍과 벼락과 천둥소리를 더 듣고 맞아야 아주 맛있는 감이 되지만

그 보다 더한 송곳 찌르기의 가을햇볕을 그늘없이 몸 전체를 내줘야 하는 수고로움은 우린 정말 모른다.

그걸 따서 첫 입에 한번 베어 물을때 주르륵 단물 흐르는 맑은 액체는 단감의 혈액이다.

 

나이들면 가을저녁을 그냥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한다.

매일 해지는 언덕을 상상해보라.

멀리서 어느 나무에 둥지를 튼 새들이 바람을  타고 돌아 올 무렵이다.

퇴근하는 차량이 붉게 강처럼 흐른다.

먼 산에 반쯤 걸친 홍시 반토막만하게 걸친 채 잘 가라고 무리 지은 갈대숲이 모두 일어나

배웅하는 것은 그 날의 역사적인 행사다.

 

가장 살기좋은 곳을 찾아 그들이 만든 곳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자리가 하나도 없다.

지금 창가에 앉아 있거나 무엇을 하든 

지는 해는 우리가 쳐다봐도 적당하게 눈부심없는 가장 만만한 따사로운 저녁태양 맞은 편에

낮달로 반달로 돋아나는 것을 보라. 손 한뼘 거리만큼 뜬 별을

어디든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날마다  경이로움을 열어 줄 것이다.

오늘은 나의 가을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