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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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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뚱뚱한 아이


BY 천정자 2009-09-30

" 엄마! 나는 왜 엄마를 안 닮았어?"

언제는 엄마가 제일 못생겻다고 하더니 이번엔 엄마를 왜 안닮았냐고 따진다.

딸내미 얼굴에 캔디처럼 다닥다닥 붙은 주근깨도 닮았다고 책임지라고 하더니.

몸매는 왜 엄마보다 더 뚱뚱하냐고 한다.

" 긍께  나 따라서 절을  해 봐라?"

 

그 것 만큼 못한단다. 배를 구부리고 피고 백배를 어떻게 맨날 하냐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렇다고 근처 무료로 여는 헬스장에 간다고 몇 칠 다니더니 비 온다고 안가고 바람 분다고 못가고 친구들하고 만난다고 빠지고 그러니 언제 운동하냐고 했더니 무슨 런닝머신인가 뭔가하는 기계를 사 달란다.

 

힘들고 귀찮은 것은 못 한다면서 기계 위에서 몇 십분씩 혼자 걷는 것은 쉬운 줄 아냐고 했다. 사 달라고 사다 줄 나도 아니지만 줄넘기 한다고 줄넘기를 몇 번 하더니 그것도 몇 칠 못가서 줄넘기가 그만 빨랫줄이 되었다. 그래도 뭐라고 하지 않더니 뭐가 없어서 조건이 안되서 못하는 운동이 몇 가지로 몇 번 바뀌더니 별 효과나 마나 힘들기만 하다고 툴툴 대었다. 

 

" 야 야..그냥 엄마랑 하루에 한 번 절만 하자 잠자기 전에 하면 잠도 잘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다"

 

딸내미는 내가 한 육 년전부터 혼자 절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것이다.

물론 같이 해 보자고 권해도 고개만 도리도리하고 피하고 도망다니다가 나만 그렇게 꾸준히 하게 되었는데. 이 딸이 드디어 나의 권유에 절을 같이 하게 되었다.

 

달력에 우선 백일만 하자고 했다.

무슨 운동이든 삼 개월 이상 해야 자신의 몸에 맞춰 발달해진다. 운동도 요령이 생기고 나름의 습관이 붙어 저절로 되어야 운동하다가 중단하거나 포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가 온다고 못하는 벌도 아니고 일부러 전기로 돌리는 기계도 필요 없이 장소 구애 안받으니 얼마나 간편하냐고 했다.

 

딸은 처음부터 백 배는 너무 힘들다고 해서 오십 배만 한단다. 그러라고 했다.

오십 배를 하는동안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을 고맙다고 생각하고 다치지도 않고 아프지 않고 이렇게 잘 지내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기도를 하듯이 절을 하라고 했다.

 

처음엔 어색해 하고 땀을 뻘뻘 흘리고 하더니 곁에 나와 같이 하니 힘이 덜 든다고 했다.

달력엔 매일 딸에게 적으라고 했다. 일명 다이어트 다이어리다. 하루에 몇 번 절을 했든 적고 매주 토요일마다 그 날의 몸무게를 적으라고 했다. 그리고 절을 시작 했다고 하룻만에 몇 kg씩 살 빠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개인적인 차이로 몇 일만 해도 빠지는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한 달이상 꾸준하게 절을 하고 몸관리를 해야 적당하게 몸무게가 돌아온다고 했다. 어떤 기대든 결과이든 자신의 꾸준한 노력 없이는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는데 아침에 학교를 가려고 교복을 입더니 막 나를 부른다.

"엄마! 교복치마가 커졋어?"

" 왜 갑자기 옷이 커져? "

허리가 꽉끼어 단추를 내어 달아야 하나 햇던 치마가 커졌다고 난리다.서서히 커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다가 놀토가 끼고 몇 칠 교복을 안 입다가 월요일에 입은 치마가 커졌다고 한 것이다.

그러더니 내 바지를 갖고 나온다. 내 바지를 입고 싶었던 검정 면바지인데. 허리가 크고 두꺼운 허벅지가 아예 들어가지 않았던 바지였다. 그 바지를 입어 보겠단다. 입으라고 했더니 허벅지가 쏙 들어가고 바지가 허리에 착 감기듯이 단추가 잠궈지는 것이다.

" 엄마! 디게 신기하다. 나 이거 못 입었잖어?"

키가 나보다 더 커질려고 한다. 신난다는 표정이다. 얼른 세탁소에 가서 내 치마 줄여 달라고 한다. 학교에 간 아이가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 엄마! 나 58이래? 그럼 몇 개 빠진거야?"

울 딸 아직 더하기 빼기 능숙하지 못하다. 가끔가다  계산을 잘 하다가도 엉뚱한 답을 말하는데

64-58=6을 문자로 답을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 엄마 나 이제부터 절 더 많이 할께! 약속!!!"

 

한 번은 귀찮다고 절을 한 20번만 하고 잔단다. 그러라고 했다.

그 다음 날 아침에 그런다.

" 엄마! 몸이 찌뿌둥한 게 이상해? 절을 스무번 해선가?"

그래서 엄마도 날마다 절을 하는 이유라고 했다.

우리 몸엔 날마다 죽는 세포도 있고 죽은 만큼 다시 재생하는 세포로 뭉친 몸이다. 이런 몸엔

가장 중요한 장기는 근육이다. 근육에서 에너지가 사용되야 비만이 되지 않고 건강해지는 것이다.

노인들은 이 근육이 힘이 떨어지면 근력이 달린다고 하신다. 근육도 노화가 되는 것이다. 쓰지 않는 고무즐도 그냥 삭아 버리듯이 사람의 몸도 기지개를 피고 접고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 줘야 한다.

요즘 딸은 내 바지를 입었다 벗었다 한다. 본인도 느꼈을 것이다. 내 몸은 내가 관리 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