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같은 교회 다닌 친구들을 아직까지 만나고 있는데 이번에는 윤보선 고택에서 하는 '살롱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모였다.
점심식사는 인사동에 있는 보쌈집에서 먹었는데 문어보쌈에 문어와 김치를 추가하고 멍게도 주문하고 파전을 주문하니 커다란 새우가 다섯마리가 고명으로 올라와 있었다. 예약을 안받는다고 해서 한시간도 넘게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나오는 음식마다 맛있고 막걸리도 와인잔에 세가지나 맛보았다. 밥을 못먹을 정도로 거하게 잘 먹고 콘서트 시간에 맞춰 찻집에서 차도 마셨다.
멤버는 청주에서 올라온 친구와 친구부인, 남자친구 한명과 여자친구 두명과 모임주최자까지 여섯명인데
모임 주최자는 재작년 내생일에 하늘나라로 간 친구의 부인이다.
하루종일 모든 비용부담을 했는데 콘서트관람료가 백만원을 후원하면 티켓 다섯장까지 주는 것이란다.
원래는 윤보선고택 마당에서 콘서트를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비가 온 관계로 맞은편에 있는 안동교회에서 콘서트가 열렸다.
연주 감상도 좋았는데 고급진 선물꾸러미를 한보따리씩 받았다.
고택 구경도 하고 샴페인과 와인도 마시고 우리는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들고 즐겼다.
살면서 이런 호사를 누릴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낮에 먹은 음식으로 배가 고프지도 않는데 먼길 가는 친구부부를 위해 저녁식사도 했다.
쭈꾸미 전문점에서 쭈꾸미차돌박이볶음과 연포탕을 먹고 밥도 삼인분이나 볶아먹었다.
청주까지 가는 친구부부는 대리기사를 불러서 집으로 갔다.
각자 집으로 와서 카톡으로 너무나 많이 웃고 행복한 하루에 대한 대화로 마무리 지었다.
먼저 하늘로 간 친구가 슬하에 자식도 없이 남은 부인에게 외롭지 말라고 선물처럼 친구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만간에 친구 부부와 남자친구 한명과 오늘 모임의 주최자와 네명이 삼주동안 유럽여행을 하고 올 예정이다.
제약회사 대표이사인 여자친구와 나도 같이 가면 좋겠지만 삼주를 비우기가 쉽지 않아서 이번에는 우선 넷이서 다녀오라고 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다음 여행도 함께하고싶을 정도면 아주 좋은 사이라는데 지금까지로 봐서는 이 모임이 주욱~ 갈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에서 내친구가 흐뭇해할 정도로 오래도록 잘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