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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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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부동산


BY 천정자 2009-08-24

 아마 작년 가을에 우리 가족이 전라도를 한 바퀴 돌아서 가다가 좀 쉬고
아무데나 들려서 밥먹고 그런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사실 우리 가족은 나부터 어디 목적지도 없이
쏘다니는 걸 무슨 취미처럼 즐긴다. 격식없고 짐없고 따지는 것 없이 돌아 댕기는 것을 무척 좋아 한다.
지나치는 풍경에 가끔 소 큰 외양간이 나타나고 그 옆에 사료로 쓸 건초더미를 보면
남편은 또 참견한다.
" 누가 저걸 저렇게 해 노라고 했냐?"
아들이 옆에서 뭔 소리를 하는 거냐고 묻는다.
" 아 내가 저 소들 세를 준 임자인디?"
" 몇 마리를 언제 세 준겨?"
" 그걸 알아서 뭐 할려구?"
묻는 아들보고 그걸 알어서 뭘 할려고 하냐? 도로 따진다.
바닷가를 지나치는데 포구에 돌아오는 배 한척을 보고 또 그런다.
" 아니 내가 선주인디..저 배 누가 몰고 다니라구 했어?
" 당신 언제 배 샀어?" 나도 한 번 물었더니
" 팔려구 해도 안 팔려서 바다에 묶어 놨는디 왜 돌아 당기는 거여?"
오랫동안 차를 운전하면 힘드니까 공원에서 쉬자고 앉아 있는데 너른 들판이 보였다.
가을에 들판이 더 누렇게 변하니 보기 좋다고 했다.
" 아니 저 논두럭을 왜 아직 저 지경인겨? 분명히 내가 풀 좀 깍으라고 했는디?"
" 당신 논이여? 깍으라고 하고 말게?" 내가 묻자
" 잉! 어쪄 맘에 들어? 난중에 자네에게 사 줄 건디 잘 봐 둬?"
울 딸이 옆에서 피식 웃으며 그런다.
" 아빠! 무슨 음모가 안 좋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 가족이 다 웃어 버렸다. 집에 돌아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