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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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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는 날


BY 천정자 2009-08-20

 논두렁에 풀을 베고 돌아 온 남편이 눈에 뭐가 들어가서 껍껍하다고 눈이 침침하다고 한다.
몇 칠전부터 눈이 이상하다고 하더니 환한 불빛에 눈두덩을 보니 붓긴 부었다.
" 야! 아무리 봐도 눈에 뭐가 난 것 같어 좀 봐봐?"
내가 눈거플을 아래로 살짝 까보니 작은 콩알 만한 것이 생겼다.
" 이게 뭐야? 낼 병원가자?"
남편은 눈만 껌벅거리더니 내일은 일이 더 바쁘단다.
" 바뻐서 병원도 못 가면 나중에 누구 탓을 몰려구?"
또 가슴이 뛴다. 누가 아프다는 소리듣거나 큰 병원에 입원 했다는 말만 들어도
겁부터 난다.
아침 일찍 안과에 갔다.
개인병원이라 금방 접수되고 사람도 많지 않아 이름을 금방 불렀다.
" 어떻게 오셨어요?" 의사가 묻자
" 몇 칠 전부터 눈이 침침하고 껍껍하고 눈에 쬐그만 게 하나 생겼어유?"
얼굴을 기계앞에 대란다.
" 다래끼네요. 수술 해야 합니다"
" 예?"
울 남편 수술이라면 엄청 싫어하고 무서워 한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병원에 가면 무조건 수술부터 하자고 담비는 거로
알고 잇다.
" 간단합니다. 자아 눈 뜨세요?"
물로 된 마취제를 안약처럼 넣더니 다래끼를 수술한다고 하면서 가위닮은 메스인가 뭔가로 하얀 비지 같은 것을 뺀다.
진짜 금방이다.
" 한 몇 칠 지나면 괜찮아 질 겁니다. 약을 처방했으니 받아 가세요'
처방전을 받아들고 약국으로 갔다.
남편이 친구한테 전화를 한다.
" 야! 나 금방 대수술 했다! 나 뭐 사줄래?"
" 아 진짜랑께!"
남편의 친구가 안 믿나 보다. 자꾸 뭐 사줄거냐고 조른다. 진짜 대수술 받았다고 몇 번 말한다.
전화를 끊더니
"짜식들! 내 말을 안 믿네?"
뭐 먹고 싶은디 내가 물었다.
마누라가 사주는 순대국에 막걸리 한 사발 한 번 같이 먹자고 했더니 그것도 좋단다.
식당에 가서 마주 앉아 순대국밥을 기다리는데 또 전화를 한다.
" 야! 니 마누라는 너한테 막걸리 한 번이라도 사 주데?
" 뭐? 뭐라고? 여길 온다구? 잉?"
손전화를 나를 준다. 남편의 친구가 진짜 마누라랑 같이 나왔냐고 확인하자고 했단다.
" 헤헤 안녕하세유?"
" 어이구? 진짜네유..근디 대수술 했다고 하는 놈 목소리가 더 크데요?"
" 눈다래끼 수술을 처음 했다고 저렇게 엄살이네요 헤헤"
남편친구도 나도 남편도 그 대수술 그 동안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긴 없었다.
막걸리 한 병에 순대국에 밥 한 공기 다먹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