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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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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노는 아들


BY 천정자 2009-07-26

 고 2가 여름방학에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아들이 실험 중인가?
내가 그 동안 지켜 본 일들을 쓴다.


1. 아침 잠이 너무 많아 아침 먹고 자고 점심이 오후 2-3시다.
반찬투정을 하지 않는데 맛이 없다거나 맛있어도 별로 말을 안한다.
으이그 꼭 지 애빌 닮앗다. 맛이 있으면 오로지 그거다. 다 먹을 때까지.
그런데 맛이 좀 틀리다?고하면 이거 엄마가 한 거 아니지? 어떻게 알았냐? 그 놈 참 귀신이다.
2 . 컴퓨터를 하지 못한다.
흐흐..울 집에 아직 컴이 없다.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경우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굳이 살 필요성을 못 느낀다.
돈만 주면 언재든지 할 수 있는 피씨방이 천지다. 도서관에서 하면 무료다. 인터넷 요금에 전화요금으로 이동하는 차비를 쓰고 전깃세는 국가가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내 준다. 헤헤.
아들이 이젠 지가 알아서 도서관으로 온다.
피씨방가면 돈드니까. 집에 컴이 없으니 달리 노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만화를 그리니 만화책 한 박스를 어디서 구했는지 뒹굴 이리 저리 몸 굴리면서 머리 긁적거리는 게 영낙없이 나의 십대 때가 연상된다. 흐흐..그 땐 돈이 없어 울 엄마 바지 주머니 엄청 뒤져서 만화책 봤는데.격세지감이다.
3  파리를 잡는 아들.
"파리가 나를 귀찮게 해?
이 놈들을 오늘 다 학살을 할 겨? 하더니 퍼리채로 마루에서 사는 파리떼를 한 마리 한 마리 때려 잡는다.
말이 그렇지 내가 그렇게 하라고 시켜도 안 할 놈인데. 말도 징그럽게 안듣는다. 그런데 이 놈이 자꾸 자기를 귀찮게 한다고
파리채를 휘두르더니 파리채 모가지가 댕겅 부러진 것이다. 어지간히 잡지 또 아빠한테 혼나 겄구만.
4.나무로 만든 파리채
집에 돌아 온 남편은 그 파리채를 보더니
" 야 임마! 파리가 파리채를 잡았냐? 엉?"
그러더니 마당에 단풍나무 가지를 꺾는다. 그걸 잎사귀 떼고 잔가지를 떼고 껍질을 벗겨 만드니 회초리가 되었다.
나는 그걸로 아들을 때릴려나 걱젇스러웠는데.
모가지가 댕겅 꺾어진 파리채에 그 회초리를 대고 무명실로 한 땀 한 땀 단단하게 묶으니 제법 쓸 만하 파리채가 되었다.
" 아빠? 근디 파리는 맞아도 또 살어?"
" 그런께 살살 때려? 이 놈아? 파리채 또 모강지 분질러 먹지 말고?"
아무래도 울 아들 방학내내 파리만 잡을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