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큰 아들 그 놈이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더니 대타 상개구쟁이들이 나타났다.
고양이들이다. 이 말도 점잖은 것이다.
고양이 한 패거리들!
봄이 되어 제비 두 마리가 돌아 왔는데
이 고양이들이 잡아 먹어버렸다.
우리들 닭 잡아먹는 것처럼 털 다 뽑아 마루바닥에
까맣고 간간이 흰색 제비들 깃털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었다.
남편은 먹을 게 없냐? 밥 줘 사료 줘 그런데도 제비를 왜 잡아 먹었냐구
고양이 한 놈 한 놈 확인 하면서
도대체 어떤 놈이여?
파리채를 들고 고양이들 혼내는 모습이 옛날 어린 아들 혼내는 거랑 비슷하다.
그러게 한 두 마리야지 내가 봐도 어느 놈 내가 그랬어요 하는 얼굴이 전혀 아니다.
또 몇 칠 전엔 제일 큰 형인 큰 고양이가 동네 숫컷과 한 판 붙었단다.
딸내미 말에 울 고양이보다 더 큰데 울 고양이가 목도 물리고 꼬랑지가 쭉 빠져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마루 밑에 들어 가더니 영 나오지 않는단다.
싸워서 진 것이 챙피한가 다른 놈들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밥먹으라고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다.
남편이 또 그런다.
" 그러게 이 놈들아? 멀쩡한 제비를 왜 잡아먹구 딴 데가서 뒈지게 맞고 다니는 겨?"
하루는 비가 많이 와서 상추가 제법 컷 겠다고 뒤란으로 가보니
상추가 어떤 놈 발에 밟혔는지 모가지가 옆으로 넘어지고 뒤로 자빠지고
이거 또 고양이들이 함부로 밟고 다닌 거라고 내가 또 소리쳤다.
" 니덜 오늘 밥 없다아~~" 했더니
순님이가 그 소리에 놀라서 내 얼굴을 뻘줌하게 쳐다 본다.
또 이눔들 어디로 도망간 겨?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그런다.
그래도 어쩌겄어? 지덜 사는 집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