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나 수다나 나에겐 별반 다르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말하는 수다보다 오히려 글수다가 더욱 편하다.
말할땐 꼭 필요한 상대방 귀가 필요하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혼잣말로 나는 외롭다고 독백한 적이 많았지만
글로 고독하다거나 외롭다고 써놓고는 쑥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썼더니 더욱 모르는 나 자신이 읽혀졌다.
죽고 싶다고 말할 땐 별 말이 아닌데, 글로 쓰고보니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했다.
그 때부터 나는 글쓰기나 말하기나 한번은 심사숙고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 헷갈리거나 변덕스럽게 보이지는 말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내 블로그엔 약 오 백편의 나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아져 있다.
비록 비공개라도 누구에게 한 번도 열람되지 않은 그 글들을 보면서
나에게 또다른 위로를 맛보게 했다.
내가 나중에 작가이던 아니던 그 무엇이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난 나를 읽어 볼 수 있고 추억 할 수 있는 것을 참 다행이다.
말은 적게 할 수록 사람이 듬직하다고 하는데
난 천상 떠벌떠벌대고 늘 궁시렁대고 주절주절 뭘 써야 직성이 풀리니
에휴..이젠 그냥 팔자려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