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도 아니면서 늘 무엇을 쓸까,,,,
이거 저거 늘 부단하게 바쁜데도 머릿속에서 한글이 주절주절 굴러 다니니 근질근질 거리는 머리통을 털어내지 않으면 몸이 시름시름 아프다.
이건 무슨 중병에 걸린 것이 틀림없다.
원고지 쓰는 법도 모르고, 띄어쓰기 단어가 동사인지 명사인지 문법도 잘 모르고
글을 실컷 쓰다가 제목을 정하지 못해 비공개로 한 글도 많다.
어쨋거나 또 화가가 캔버스앞에 앉아서 무엇을 그릴 것인지
고민을 하듯이 할 수없이 나도 또 하얀화면과 마주하고 있다.
안하고 싶은 데...
요즘 같이 늦가을에 자주가는 작은 분식집에서 떡볶이 이 천원어치하고
순대 이 천원어치 시켜서 친구는 맥주먹고 실컷 집 나간 남편 흉들어 주고
붉어지는 노을을 따라 돌아오는 길에 두부 한 모사서 청국장 지져먹고,
요즘 재밌다는 연속극을 남편의 허벅지 베고 늘어지게 보면서 잠드는 것도 참 좋은 데.
뭐 돈도 안되고 도로 시간만 줄창 까먹는 이 눔의 글노름에 내가 중독이 된 것일까.
아뭏튼 인터넷도 전화가 안터지는 데도 없는 살기좋은 우리나라 덕에 나는 어디든지
돈만 주면 컴을 키는 버릇이 생겼다.
그럴듯하게 사는 모습도 주위에 아름다운 일도 글로 길어 올릴 것인지 무작위 선택을 한 적이 있었는 데, 나중에 보니 순전히 내 사는 애기가 되버렸다.
아줌마가 별 수 없이 아줌만가?
그 별 것도 아니고 수수하다 못해 초라한 장면에 내 눈알이 저리고 내 눈빛에 걸린 날은
또 하얀 도화지자석에 달라 붙듯이 일러대는 고자질쟁이다.
누구네는 무슨 냉장고를 샀더니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데?
살빠지는 약을 먹었더니 생리가 안 나와?
흐흐...이거말고 사는 애길 더 노골적으로 하고 싶지만
체면이 뭔지 좀 근사하게 보이고 싶어 수다도 우아하게 쓰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본색은 어쩌랴?
그냥 생긴데로 살아야 젤 편안하다.
그나저나 나의 엉덩이는 또 꼼짝없이 의자에 붙었다.
히히.엉덩이가 커져서 뚱뚱한 엉덩이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