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휙리릭 떠나고 싶을 때가 지금이다.
물론 나만 그렇지는 않겟지만 .
나처럼 울퉁불퉁 못생기게 크는 모과나무를 보면서
너두 참 되게 못났다아~~~.
한 번 올려보고 지나다가 한 번 들여다보고 동안에
옆에서 묵묵히 튼실하게 크는 은행나무 노란색이 언제 모과나무까지 번졌는지
다리도 없이 어느 화가의 붓질한 것처럼 울퉁불퉁 그 질감이 예사롭지 않다.
그나저나 이 가을은 우리에겐 천하에서 가장 귀한 선물이다.
신이 가장 바쁜 계절에 나는 또 어디론가 휙 떠나보고 싶은 유혹에
늘 절절매게 한다.
곧 조금있음 수분 말리워서 툭 털어지는 코스모스도 따러가야가고
도토리만한 산밤이 어느 산자락에서 굴러 다니는 것도 짐작하니
여기저기 갈 길이 허둥지둥이다.
사느라 바쁘다는 세상. 귀찮게 날라오는 고지서같은 것 말고
노후대책에 대비해서 드는 연금처럼
계절도 저축을 해서 달국달국 타는 월급같은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엉뚱한 상상도
서슴없이 땅에 긋는 낙서처럼 손바닥으로 지웠다가 또 파내는 것도 재밌다.
오늘은 또 어디로 흐르는 바람결을 따라가볼까...
먼 길을 걸어 본 것처럼 하늘에 구름그늘을 걸쳐서 타고 갈까보다. 어디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