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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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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나랑 이혼 할래?


BY 천정자 2008-01-18

첫아이가 허니문 베이비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배가 아프다고 자꾸 새벽마다 뒤척이니까

울 남편 날 데리고 내과에  같이 갔죠.

가자 마자 의사가 산부인과로 가라고 하데요.

별 생각 없이 옆 건물에 있는 산부인과로 갔더니

오줌을 받아오라고 작은 플라스틱컵을 주는데

다 그렇게 진단을 하는구나 했죠.

임신이라고 하데요.

그것도 3주나 되었다고 하는데.

어리버리 그런가보다 했는데. 입덧이 그 때부터 발동이 된 겁니다.

뭘 먹어도 다 토하고 그저 시고 맵고 짠 것만 찾아서 먹으면 또 가서 화장실 가서 토하니

보는 사람은 더 애간장 탔던 가 봅니다.

 

비쩍 마른 북어 대가리처럼 제가 그렇게 보였다네요.

저렇게 놔뒀다간 애도 엄마도 뭔 일 날 게 틀림없다면서

보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보신이 뭔 줄 전혀 모르는 맹추였죠.

거기다가 강아지니 영양탕이니 뭐 그런 것은 정력을 좋아하는 남자들 전용인 줄 만 알았던 내게 개고기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겁니다.

 

아이고 세상에 그 이쁜 강아지고기를 어떻게 먹을 수 있냐고 도리질을 하면

남편은 갖은 애교 섞인 말로 달래다가 급기야 한 마디 하는 겁니다.

 

니 나랑 이혼 할 래? 아니면 개고기 먹을 래? 

무슨 소리인지 한 참후 알아 들었습니다.

 

이혼 안 당할려면 개고기를 먹어야 한다! 이렇게 된 거죠.

저 그날 이후로 몸보신은 개고기로 해야 이혼을 안 당한다. 라고 세뇌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토악질을 했는데

개고기는 안그러데요..

 

그 때 그 아이가  벌써 열 일곱이 되었습니다.

울 아들 개고기 잘 먹을까요? 못 먹을 까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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