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끝나고 선거도 끝나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심심하다고 방송국들이 위로한다. 그래도 일상에서 알아서 본인들 잘 챙기고 여름 나시라고. 헤헤 어이구 이젠 아예 계획표를 짜듯이 뭐든지 방송시간표 짰으니 그렇게 맞춰서 살라고 한다. 그 동안 난 두문불출을 해봤다. 어디서 찾아오는 이가 없으면 더 좋은 상황이고, 일부러 안 나가도 뭔일도 안생긴다. 참 조용한 세월을 보낸 셈인데, 다른 이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남 축구 보느라고 잠 못드는 새벽에, 낮에는 멍한 눈으로 잠드는 모습에 나도 참 애처롭게 봤다. 축구가 그 선에서 끝났길 다행이지... 배우지 못해서 억울하다고 늦게 대학을 입학하고 열심히 사는 친구가 하나 있다. 결혼도 아직 안한 이 친구가 나에게 메일을 한 통 보냈다. 어떻게 사니? 이렇게 시작된 편지 내용은 졸업을 못하고, 먹고 살기위해서 알바를 해야 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돈 많은 남자 하나 잡아서 결혼이라도 할 걸... 끝내 참지 못하고 자신의 신세한탄을 화면을 꽉 채운 편지를 보니 나도 할 말이 없었다. 답장을 보내야 하는데, 누구의 말을 인용해 위로의 편지를 보내자니 내 성질상 맞지도 않고, 안 보내자니 달리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 모두가 나에겐 다 힘든 상황이 되고 보니 난 그 친구에게 내 애기를 보냈다 ___________________ 친구야... 너두 아다시피 난 아직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 나도 처음엔 이런 상황이 별로 안 좋은 거로 생각 했지만 살다보니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대학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아니고 어느 돈 많은 기업이 말 잘듣고, 군 소리 없이 일 잘하는 개미들을 잘 길들여 가르치는 곳으로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 적어도 이건 내생각인데. 결혼해서 콩나물 100원 깍는 것보다 더한 경제력보다 못한 등록금때문에 네 인생을 자책한 다는 것은 더할 나위없는 불행한 일이다. 대학을 졸업해서 더욱 특별한 소비자가 되지 못한 열등감을 꼬집어 주고 싶다. 결혼도 조건을 맞춰 결혼하는 시대다. 돈도 있고 없고해서 사람이 좋네 마네 하는 시대이니 여기에 가장 주도적으로 끌어가고 몰아가고 있는것이 바로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못받은 나는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내가 그런 중독에 가까울 정도의 세뇌같은 교육을 받았으면 난 지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를 모르는 존재라고 한다면, 다른 이는 무엇으로 볼까,,, 순전히 머릿수 채우는데에 채워나가는 물량주위에 포함되어야 할 소비자 아니면, 늘 관람석에 앉아 있어야 할 관람객... 이런 정도 일 것이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 그저 사람같이 생겼으니 이름 지어주고, 주민번호주고, 선거권 받고..이런 정도의 대우를 우리는 늘 갈급하게 한 그런 교육을 난 아직 원하지 않는다. 두번째로 너도 알고 있듯이 나의 남편도 나도 가난하다. 이 얘기는 내가 가난해서 너를 도와 줄 형편이 못 되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다. 가난과 부는 나라에서 구별하기 좋게 두가지 계급을 만들어 놓은 거다. 아주 편리하게 세금을 걷기위해서 일차적인 용어라는 것. 즉 전문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합법적으로 획일적인 세금을 거두려는 방법에 이 말이 동원된 거다. 물론 이말에 순종과 복종은 교육에서 전담하는 것이니, 안하면 안내면 죄를 짓는 범법자로 몰아 벌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이뤄 놓았다. 다행히 가난한 계층으로 분류가 되서 세금은 안 내도 된다. 너에게 이런 말을 왜 하냐면 분명한 건 내가 언제까지 가난에 시달리냐 아니냐가 아닌 내가 살 시대를 구별 할 능력을 길러 내야 할 차례라는 것이다. 이런 것은 돈 많은 남자가 알려 주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연예인이 해주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너의 안목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무엇이 있고 없고에 내 목숨을 비참하게 몰아 내는 것도 교육에서 비롯 된 것이다. 차라리 모르면 약이라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즉시 즉시 감동해야 하며, 잊어 버리게 하는것은 빨리 빨리다. 아직 그런 환경을 접하지 못한 나는 느려 터진 굼벵이다. 굼벵이는 반드시 변태를 해야한다. 모든 굼벵이는 우화라는 과정이 있다. 그래야 날개를 펼쳐 드디어 첫비행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본능적인 본인의 길에 누구의 의도적인 방향잡이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난 너에게 꿈이 있고, 목표에 대해서 수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과정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당당한 너의 모습을 난 이제부터 그리워 하고 싶다. 정자가. 작업공책) 내 친구가 이 편지를 받고 답장을 보내왔더군요. 꼭 다른 사람에게도 행운의 편지처럼 퍼트리라고. 부탁한다고 . 돈이 안들어서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냐고 그러 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