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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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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은 여자라구?


BY 천정자 2006-07-14

속상하다.

내내 회의하면서 디맆다 박치기만 안했지

욕만빼고 직격탄을 들어 부었다. 남자 사장들에게...

아니 남자들에게.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이 머리가 좋다라는 말이다.

사실은 이말을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기분이 드럽다.

그러니까 자기네들 요구조건에 일일히 맞대응을 하고 요목 조목 사항 뒤적거려

따지면 그 때 대답하는 말이

머리가 참 좋으십니다아~~

 

난 그 말 듣자고  한 의견이 아닌데

대답이 삼천포로 빠지니 내 생각은 온데 간데없이 무시당한다.

그것도 매 번 그랬다.

난 다시 작전을 짰다.

그려 나 머리 좋으니 어디 덤빌테면 덤벼라...

지들이 나 머리 좋으라고 드링크제나 피로 회복제 한 병 사줘 봤어?

 

하긴 한푼이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게임인데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할 그들도 아니고.

 

아뭏튼 숫자에 약간 치매끼가 있을 정도의 감각에 경영인들 머릿수치와 싸울려면

잘 먹어야 했다. 우선 경제신문을 뒤적거려 밑줄 긋고, 사회과학부문, 인문과학부분은 약간의 조미료도 가미하여 공문을 띄워 의견제기 했는데.

 

대답이 수고하셨씁니다. 그게 다다.

어이가 없는 것은 내 의견이 내가 아닌 다른 부서에선 획기적인 제안이라고 돌아다니고 있고

그래서 난 또 다시 따졌더니

여자 분이 어쩜 그렇게 머리가 좋으십니까? 이런다.

 

니미럴~~ 이럴 뻔했다.

저 혹시 뭐 좀 물어 봐도 될까요?

집에 있는 아내는 여자 분이세요? 남자 예요?  그렇게 질문을 하니 그 남자 얼굴이 빨개진다.

학력미달인 관계라 요즘 세상에 남자가 아내이고 또 남자가 남편역활을 하는 것을 눈감아주고, 어디는 그럴싸 하게 법으로 만들어 보호해주는 시대죠? 맞죠? 안그래요?  

 

기껏 내 이견을 말했더니 대답이 머리 좋다라고 얼렁둥땅 넘어가는 그런 능구렁이 방식은 어떤대학에서 배운 건가요? 혹시 지식포럼에서 세미나를 통하여 연수 받은 거 아녀요?

 

아니 그게 아니고 그 말은 칭찬이죠..그렇게 곡해를 하시면 ....

누가 나보고 빨리 칭찬해달라고 했어요? 이 시간 부터 정확히 세시간안에 내가  이견 제기한 제안에 답변을 주십시오? 안그러면 사내 게시판에 이 상황을 그대로 중계방송 할  겁니다.

못 배운 무식한 여자 용감하게 일 저지르는 거 나도 책임 못 집니다. 

 

얼굴이 모두 사색이다.

지네들이 대학교 열개를 나왔다고 암만 우겨봐라...

무식한 여자 다루는 게 얼마나 힘든 줄 모를거다.

 

조금 있으니 팩스가 띠이익 하고 들어온다.

공문이다. 답변이다. 추신란에 죄송합니다. 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한다.

 

근디 참 이상하다. 울남편이나 바깥의 남자나 꼭 말망치로 한대 두둘겨 맞아야 일을 제대로 하니 이건 무슨 바이러스에 감염 된 감기환자 같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 씨부렁 거려 속이라도 풀어놓으니 시원하다.

비록 오늘은 디게 더운 여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