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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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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합니다. 빨리 성형수술을...\"


BY 천정자 2006-07-12

에구 ... 내가 아줌마닷컴에  글 넣을 일 없으면 이런 광고문구를 볼 일이 없다.

언젠가는 멀쩡한 여자얼굴을 누굴 닮게 해달라고 마트에서 배달주문 하는 거와 별다를 게

없이 성형도 맞춤 주문 인가보다. 

 

 눈 사이가  행간이 조금 넓다고 간격을 좁혀주는 그림이 나오더니 그 전과 그후가 누가 누구인지 분별이 안간다. 견적도 무료로 해 준단다. 얼른 클릭을 하라고 손가락이 저절로 그 문구에서 멈춘다.

 

 이젠 급성형을 해준단다. 수술도 빨리 입원치료도 없이 무사통과로 잽싸게 원하는 얼굴을 만들어 준다는데, 이거 나도 한 번 견적 넣어 볼까...

 

무지 많이 나올 거다. 하긴 나의 고객중에 지금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는데. 권투선수들 얼굴처럼 하도 어퍼컷을 맞아 낮아진 코나 내코나 높이가 비슷하다. 거기에 돌출 된 이빨때문에 늘 한됫박 삐져 있는 불퉁맞은 입하며. 광대뼈는 볼썽 사납게 내 얼굴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향한 산맥같은데 이런 걸 깍고, 세우고 다듬 을려면 디게 많이 나오 겠쥬? 했더니 한바탕 웃기만 한다. 그리곤 답이 없다. 결론은 아직 견적이 안 나온 것이다. 섭섭하지만 나 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니 한 고객 치과의사는 나보고 그런다. 치아교정을 받으면 이뻐진다고 하는데.

씹는데 지장 없고, 아직 잇몸 튼튼해. 조금 걸린다면 이빨새가 틈틈히 벌어져 미관상 그렇다는데, 그게 순전히 남의 눈에 이뻐 보이라고 나의 자연산 이빨을 깍으라는 소리다. 난 일언지하에 노우라고 했다. 내 친구가 그거 하고 날 얼마나 부러워 하는 줄 아냐? 싱싱한 사과를 한 입에 턱 씹어 먹지도 못하고. 툭하면 찬물에 닿기만 하면 시려서 아이스크림도 옆으로 먹더라는 애기를 했더니 암말 못한다. 웃을 때만 이뻐 보이라는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그저 사는데 지장 없으면 그만이라고 했는데.

 

 이젠 메일이고 신문이고 어디고 지나가다보면 맨 깎아요, 디자인해드려요, 이뻐져요. 정말 짜증이 날 정도의 스팸은 날 힘들게 했다.

 

 거기다 주위눈치가 이상해졌다. 난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길가다 그런 말 하면 맞아죽는 체질이란다. 어이가 없다. 세상에 911처럼 황당한 테러가 일어나는 세상이라고 해도 자신의 체질때문에 몰매맞는 세상이라면 이거 다른 대안을 생각해둬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 먹는 것을 자세히 따져봤다. 기름기 있는 튀긴음식은 이상하게 내 몸에서 거부하니 안 먹게 되고, 배부르게 먹으면 그냥 퍼지게 잠만오니 배가 부르기 전까지의 량을 먹게되고, 될 수있슴 집에서 밥하고 김치가 그래도 최고다 하는 주의니, 먹은 게 있어야 살이 찌지. 이런데도 난리냐 했더니, 그동안 어떻게 용케 목숨을 연명했냐고 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못생겨도 살 맛은 여러가지다. 나에겐 적어도 이런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