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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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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화장실에 있어


BY 천정자 2006-06-03

이 핑계도 저 핑계도 다 써먹어 더 이상 진술서를

안 써준다고 못 하겠다.

 

병원에서 이미 진단을 받아 진단서에 소견서에 호적등본에

도장에 본인 주민등록등본에 준비는 다 했다고 빨리 진술서 갖고 오란다.

 

도대체 내가 이혼 하는 것도 아니고

남이 맞은 사실을 증인으로 내 세워 써오라니

숙제하기 싫은 초등학생 얼굴이나 내 얼굴이나 다를 게 없다.

 

그제야  넌즈시 물었다.

남편한테 연락이 없냐고.

 

야! 그 개새끼가 연락오면 맨 욕이지..

우라질... 내가 그 놈하고 사는 동안 배운 건 욕하는 거 그거 하나다.

어디 욕 잘가르치는 대학 없냐? 거기서 교수하면 딱이다...

 

에구구...괜히 말 걸어 나도 식전 댓바람부터 신경질 내는 친구 목소리에 기가 질린다.

그러게 들키지 말던가, 제대로 바람을 피던가, 아니면 때리지 말던가...

생긴 건 영화배우 뺨보다 더 잘생겨서 칠칠치 못하게 지 마누라 성질은 왜 건드려 가지고

해마다 나만 곤역을 치루냐고 이렇게 확 쏘아대면 내 친구 전화통 들고 나에게 뛰어올 게

뻔하다.

 

자기 전화기를 준단다. 내가 손전화를 정지시키는 바람에 기동성이 부족하단다.

어디 이혼대회 나가나... 일등으로 뽑히면 상주는 데 있남?

이럴 뻔 했다. 휴우..

 

그런데 갑자기 내 머릿 속을 뺑 도는 감  하나가  뜬다.

그려 ... 이런 수가 있구나.

 

야! 나 지금 화장실 좀 갖다올께.

뭐라구! 야 !...       뚜우웅...

 

누가 그랬던가?

모든 일은 똥도 싸고 오줌도 싸는 화장실에서 명상이 나온다는 걸.

 

그래서 친구를 위하여 잠시라도 생각을 해보자. 깊은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