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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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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목욕탕으로 가는 길.


BY 천정자 2006-05-10

날개비늘이 때였다.

하긴 남들이 나의 등에 솟아오른 날개는

늘 접어 등허리 줄기에 접어 넣었지만

새벽에 그것도 꼭 바람이 창문을 은근히 밀어대는 날은

근질 근질거려 뒤척이다

결국은 나 혼자

죽 죽 뻗어나오게 기지개를 폈었다.

 

 

그 때는

밤이 하얗게  돌아 오는  중이고

나도 또한 기다리는 중인데

은하수가  수돗물처럼

콸콸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처럼

거꾸로 매달리는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나의 날개같은 때나

머리털을 헹궈내는  작업이

엄숙히 진행하는 동안

 

 

잠자는 새는  울지 않았고

꽃도 피우지 않았으니

너무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고  혼자서 말하는 소리.

 

 

물소리가 흐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은하수는 나의 벌거벗은 때를

실어 나른다.

 

 

한 바가지 풍덩 퍼 나르는 길을 묻고 싶었다.

비록 돌아오는 길이 없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