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학교가 체질이 안 맞아서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서 고려 좀 해 보겠다고
저녁 상 둘러 앉아 있는데 별 힘도 들이지 않고 술술 애기한다. 하나 있는 아들이 내 정신 온통 빼가고도 모자른지 이젠 어지간한 말도 놀라지 않는데...
남편이나 나나 어리벙벙 숟갈을 저절로 놓았다.
고등학교를 안가면 너 중졸이여~~
그러거나 말거나 밥 한 공기 뚝딱 다아 먹고 하는 말이 맨 천지에 고등학교는 지천인데
어디는 일류고 어디는 후지고, 그럼 교육청도 일류가 있고 이류가 있냐고?
이해 할 수가 없단다. 시험본다고 공부하면 뭐해? 하루지나 다아 까먹는 공부를 매일 몇년동안 할 필요성을 못 느껸단다.
고등학교 삼년, 대학 삼 사년 , 군대 이년,,,, 이런 과정을 십대 이십대에 다 해치우라는 법이 따로 있냐고 도로 우리보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학만 나오면 취업보장도 안 된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조금만 눈 품 팔으면 인터넷에 고등학교 교과서 한 달이면 다아 파악된다는데...
굳이 정규라면서 왜 그리 몰아 대는지 참말로 이상하다는데...
그래도 너는 아직 중2인디... 시간은 많으니께 니가 잘 생각해서 잘 고르면 되지..
어이구... 내가 어쩌다 아들 앞에서 쩔쩔맨다.
하는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으니 뭐라고 반박을 하긴 해야 되겠고.
남편은 더욱 기가 막히나 숟갈만 들었다 놨다 한다.
그려서 니 앞으로 뭘 할려고 하는데...
기다린 질문처럼 단박에 대답이 나온다.
우선 수업료없고, 교육비 따로 안 받고 학생이라고 공부한다고 수고 한다고 도로 장학금주고 그런데 알아 보았단다.
야~~ 임마? 그런데가 어디있냐?
있어! 기술학교도 디게 많더만 ! 일년 과정이고 내가 배우고 싶은 거 골라서 배우고. 밥주고 재워주고 그런데도 장학금 주고 그러더만! 내가 다아 알아봤는데. 뭘?
누가 너보고 그런데 알라보라고 하데?
엄마는 내가 알아보는데 내가 다니고 내가 선택하는 건데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어딨어?
밥먹는 것도 홀딱 잊어 버리고 나와 남편은 멍하게 충격 먹었다.
아들은 지 말 다하니 휭하니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저거 임신 했을 때 태몽이 뭐였지?
남편에게 물으니 나를 쬐려본다.
이거 ~~~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