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니 미술선생님이 엄마를 찾았단다.
담임 선생님도 아니고 미술 선생님이 부모를 뵙자고 했단다.
왜 그러신다냐?
몰러..
반신 반의로 학교를 찾아갔다.
아들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한다.
이번에 무슨 사생대회가 있는데 거기에 참가를 시켜보라고 한다.
미술 선생도 아들의 지나간 행동을 알고 있나보다.
아들의 의사는 아직 묻지 않았단다.
보나 마나 안 나간다고 할 것 같아서 미리 부모를 만나 의사타진을 해보고 난 후
아들에게 통고하겠다는 식이다.
미술학원에 다니는 얘들도 많은데..
미술선생님은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단다. 아들그림이 아주 독특한 생각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학원에서 배운 그런 거 말고 다른 색을 나타낸다나...
말을 듣고보니 생전 처음으로 울 아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고쳐서 생각했다.
이 놈이 수학문제 풀기 싫다고 백지를 낸 학생.
소풍 안 간다고 교무실로 김밥 싸들고 온 학생.
수학여행 안 간다고 맨날 담임에게 박박 우기는 학생.
아이고 머리야... 이거 말고도 시시한 얘기는 다 열거 할 수도 없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들에게 그랬다.
" 야! 이 놈아 학교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어지간하면 보답하는 차원에서 수학여행 안가는 대신 미술사생대회에 나가라..."
조용히 듣던 아들이 뜬금 없는 표정이다.
" 미술 선생님이 그거 때문에 엄마 오라고 한 거야?"
" 그려... 임마. 아무나 나가는 대회가 아닌가 보더라... 나 갈거지?"
대답이 없다. 난 이놈이 말 할때 보다
말이 없을 때가 더 무섭다. 도무지 무슨 생각이 튀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나가라고 해서 나 갈 아이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단체 생활에서 어느정도는 발 맞춰주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말을 넌즈시 했다.
" 엄마! 참가비는 얘기 안 해?"
웬 참가비? 무슨 뚱딴지 소리인가 했더니 그런 사생대회는 참가비가 무지 비싸단다.
참가했다고 고맙다고 기념품이라도 주는 대회가 아닌가 보다.
나! 그런데 가서 돈 주고 그림대회 같은 데 안가는 거 엄마가 잘 알잖어?
근디...디게 이상하다. 왜 참가비는 받아가고 거기서 대상이니 우수니 왜 만드는 거여?"
내가 미치겠다. 이 놈의 아들이 ...
아이구 머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