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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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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에 잘생긴 애인이 생기다면...


BY 천정자 2006-04-14

벼라별 상상이 가능하다던가...

시상에 한 번도 꿔 보지 못한 꿈을 기가 막히게 꾸었다.

 

분명히 꿈속에서도 난 물었다.

왜? 날 좋아한다는 거여...

그거야 좋아하는  사람 사정이고... 디게 헷갈리네.

꿈이라도 디게 헷갈린다고 했다.

 

그런데 눈 떠보니 진짜 꿈이었던 꿈.

어이없고 하품나오고, 그 끝에 눈가에 맺힌 눈물.

 

오늘 무슨 일이 있으려나.

꿈을 꾼 후에 힐 짓이 해몽인데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 첫머리부터 풀 재주가 없다.

 

불현듯이 아차 싶어 꿈 속의 그 남자를 더듬어 보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다.

 

잘생긴 연애인 배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무의식에 새긴 망막에 저절로 새겨진 얼굴들이 어디 한 둘 인가.

그러데 이상하다. 어디선가 나를 한 번이라도 보았으면 나도 한 번쯤 본 얼굴로 기억 될텐데.

 

무슨 이산가족을 찾는 심정이니 새벽에 잠 깬 여자는 옆에

코만 들썩들썩 숨쉬는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괜히 깨울까 싶어 주방으로 가서 방바닥에 널부러진

내 옷가지랑 얘들 책들을 주섬주섬 챙기다가

흰 봉투가 툭 떨어졌다.

 

뭔가 싶어 뜯어 보려고 했다가 받는 이가 남편이다.

그냥  주방식탁에 올려놓고 또 멍하니 창문을 바라 보았다.

 

창문을 사랑한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찬란한 햇빛보다는 덜 밝은 창을 사랑한다는 말을

갑자기 왜 이시간에 도둑같이 쳐들어올까.

 

꿈에서 그랬다.

나를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그 창을 사랑하는 시인이 햇빛보다 덜 찬란한 창문을 사랑한다는 그 말과

왜 자꾸 겹쳐질까..

 

로또복권에 팔아먹을 수도 없는 꿈이고 보니

잊어버리는 게 수다.

 

그래도 한 번은 잘 꾼 꿈인 것 같다.

비록 진짜는 아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