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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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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컨드


BY 천정자 2006-04-09

어쩌다가 무슨 바람이 휭 오는지

갑자기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근처 사무실에 유명한 영화관이 있다.

한 번에 아홉개나 동시에 상영하는 극장이다.

 

줄거리를 보아도  시사를 보아도 일단은 난 미국에서 제작된 것들은

옆으로 쬐려본다. 사상이 불순 해보인다 싶으면 안 보면 그만이고.

 

그러다 국산 영화를 볼려면 더 헷갈린다.

잘 골라야 할텐데...

이러다 본 것이

" 스캔들" 이다.

 

내용이야 뻔한 이중생활 스토리이고.

다만 시대가 저만치 나보다  더 오래전에 살던 사람애기.

 

그렇게 한두어시간 머리비워놓고 보았던 영화같은 이야기가

나에게도 벌어졌다.

 

회사메일과 내 개인메일이 두개 있는데.

이상하게 회사메일에 자꾸 詩가 들어왔다.

 

스팸이라면 보지도 않고 삭제를 하는데

이게 그 성격이 아니었다.

 

시도 자작시인 것 같기도 하고

가끔가다 배경화면에 음악까지 곁들여 배달이 오는 것이다.

 

영화상이라면  마당쇠가 마님에게 전해 줄 편지를 안고

개울건너 징겅다리에서 쉬엄 쉬엄 왔을 그런 편지가

매일같이 메일로 전달해오는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미안하고, 이렇게 생각해도 괘씸하고..

내 메일을 어떻게 알았을까 싶고.

그래서 수신거부를 했다. 과감히 한 통의 편지를 날렸다.

그동안의 메일이라도 충분합니다.

이젠 보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고  마무리를 했는데.

 

다른 이름으로 또 메일이 날아왔다.

괜찮습니다. 제목으로 .

 

성질상 전화번호만 알았으면

당신 누구야 ? 했을텐데.

 

할 수없지. 지풀에 지쳐 보내다 보내다  싫어지면 그만하겠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얼굴을 한 번 보여주면

대번에 편지를 안 보낼 수도 있을텐데.

 

뒷모습보고 쫒아오다가  얼굴 보고 도망가는 남자들

내가 한 둘 겪었나.

 

거기다 무뚝뚝한 말투에 성난 곰퉁이를 겪어 보면

편지 보내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 보낼 거다.

이런 생각에 한 번 만나야  알려줄 수 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보낸 메일 구텅이에 손전화번호가 있다.

 

나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본다.

전호번호를 아니 더 골치가 아프다.

모를 때는 못 걸어서 할 수없지 했지만

알고보니 더 갈등이다.

 

에라이 모르겠다.

동영상으로 넙대대한 내 얼굴을 찍어

고백합니다. 하고 보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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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다아 지나가도

편지 한통 안왔다.

 

아! 나의 세컨드는 메일속에서만  사나 보다.